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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고 눈물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

‘서럽고 눈물나는’ 우리 시대 가장 작은 사람들의 이야기

기사승인 2012. 04. 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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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 <벼랑에 선 사람들>

주진 기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책', '일찍이 이런 책이 있었던가' 서울대 이정우 교수, 언론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신간 <벼랑에 선 사람들>을 두고 한말이다.

<벼랑에 선 사람들>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만든 온라인신문 '단비뉴스'가 2010년 6월 21일 창간 이후 약 1년 반에 걸쳐 연재한 특집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모아 엮은 책이다. 

‘단비뉴스’는 2008년 국내 최초의 실무교육 중심 언론대학원으로 문을 연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이 학생들을 훈련하고 대안언론의 역할도 하기 위해 만든 온라인신문이다.

‘단비뉴스’가 이 시리즈를 기획한 것은 소외계층의 고통과 절망이 한계 수위에 이르렀는데도 정치권과 언론이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단비뉴스’ 주간교수인 제정임과 대학원생들은 2010년 초부터 창간 준비 작업을 하면서 ‘기성 언론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빈곤의 현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밀착 취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발로 현장을 뛰며 적나라한 현실을 드러내고, 직업 언론인이 됐을 때도 이 관심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여러 차례의 세미나를 거쳐 우리 사회의 빈곤층이 맞닥뜨리는 ‘원초적 불안’ 다섯 가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뼈 빠지게 일해도 가난을 벗어나기 힘든 근로 빈곤층의 생계 불안, 내 몸 하나 누일 곳 없는 사람들의 주거 불안, 아이 낳고 기르기를 포기하게 만드는 보육 불안, 중병 들면 가정 파탄을 각오해야 하는 의료 불안, 절박한 상황에서 무자비한 고리채에 손 댄 이들의 금융 불안이 그것이다. 

100만 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자 하루 수백 번 모욕과 짜증을 뒤집어써야 하는 텔레마케터, 하루 6천 원 쪽방 방세마저 낼 여력이 없어 만화방·다방을 전전하는 노숙인 등 우리가 잊고 지냈던 이웃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소장은 추천사에서 “이런 책을 참으로 오래 기다렸다. 우리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처절해져 왔지만 그것을 전하고 알려야 할 문학과 저널리즘에서는 언젠가부터 리얼리즘과 치열함과 땀 냄새가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사회 비평이라는 허울 아래 인텔리의 게으른 펜 돌리는 소리만 들리는 글발이 난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 책은 다시 저널리즘과 글쓰기라는 작업에 신뢰와 희망을 되찾아주고 있다. 내가 스스로 찾아가서 살피고 싶지만 감히 그러지 못했던 후미진 골목길 구석구석을 밝은 눈 맑은 마음을 가진 젊은이들이 대신 몸을 던져서 건져온 글들이다”라고 평가했다.

이 책에는 치열한 현장성, 빈곤층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직접 사람들과 부대끼며 만든 원고라서 감동적이기도 하다. 이런 르포 기사는 현장성은 뛰어나지만 대부분 대안 제시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는 대안 제시가 가득하다. 매 장마다 전문가 의견, 해외 사례 등을 풍부하게 밝혀놓아 많은 것을 성찰하게 해준다.  
오월의봄. 제정임·단비뉴스취재팀 지음. 408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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