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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만나는 ‘그을린 사랑’

연극으로 만나는 ‘그을린 사랑’

기사승인 2012. 05. 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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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일부터 명동예술극장서 초연



 지난해 국내 개봉돼 예술영화로는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그을린 사랑’이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레바논 태생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가 쓴 이 작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들과 관계를 맺고 쌍둥이 남매를 낳은 나왈이라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극은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가 어머니 나왈의 유언을 듣기 위해 공증인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공증인으로부터 어머니가 쓴 두 통의 편지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형제와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에게 전달하라는 유언을 듣고 당황한다. 이 두 통의 편지가 계기가 돼 남매는 어머니의 과거로 여정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전쟁으로 찢긴 땅에서 이들 가족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일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게 된다. 나왈은 14세 사춘기 소녀 때 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아들을 갖게 된다. 그 남자는 아들을 데리고 떠나버리고 먼 훗날 그 아들이 나왈을 강간하는 비극적 운명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 

김동현 연출이 무대화한 이 작품에서는 한 여인의 길고 긴 이야기를 시기별로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10대, 40대, 생을 마감하기 직전인 60대의 나왈을 3명의 배우(이다아야·배해선·이연규)가 연기한다. 

드니 브일뇌브 감독의 영화 ‘그을린 사랑’은 인간의 야만성, 공포와 저항의 요소를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민병대가 민간인 버스를 사격하고 불태우는 장면이나 감옥의 고문장면 등 충격적인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담아 직접 보여준다. 하지만 연극에서는 시적 언어의 강렬함과 세 명 나왈의 연기, 그리고 방대한 시공간이 펼쳐질 무대를 통해 작품의 깊이와 밀도를 전달하게 된다.

김동현 연출은 최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에 관해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15년간 벌어진 레바논 내전 중에 아이를 찾는 이야기”라면서 “나중에 아이를 찾는데, 엄마도 아이를 못 알아보고 아이도 엄마를 못 알아보고 결국 아들에게 강간당한 채 또다른 아이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출은 “오이디푸스 신화를 차용한 현대적 이야기”라면서 “배우들이 일인 다역을 하는 굉장히 연극적인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내달 5일 개막해 7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2만~5만원.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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