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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NHN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

[기자의눈] NHN 사상 최대 실적의 이면

기사승인 2013. 02. 1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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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수익모델 모방… 인터넷 1등 기업 리더십 실종
 NHN이 지난해 4분기 200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같은 기간 국내 포털업계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영업이익보다 9배 이상 큰 수준이다. 불경기임에도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NHN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세계 모바일 메신저 시장도 접수할 기세다. 라인 누적 가입자는 지난달 1억명을 돌파했다. 이번 최대 실적도 라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 라인 게임과 스탬프(이모티콘)로 4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NHN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만들어 낸 수익모델이다. 카카오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 메신저에서 게임과 이모티콘 등의 콘텐츠를 유통했다.

NHN은 게임·이모티콘뿐 아니라 카카오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족족 모방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와 카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 카드’가 출시되자 ‘라인 카메라’와 ‘라인 카드’로 대응했고, 라인에서 연예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마케팅 플랫폼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모방했다.

벤처기업이 실패 위험을 안고 검증한 수익모델을 유사한 형태로 도입해 무임승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인터넷 업계 1등 기업임에도 시장을 선도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는커녕 벤처기업의 서비스를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선점 효과가 매우 큰 시장이다. 중소 벤처기업이 어렵게 개발한 서비스를 대기업이 막무가내로 따라 해 세계 시장을 선점해버린다면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결코 좋지 않다. 벤처기업의 고사로 서비스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품질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NHN은 최근 모바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사업 조직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를 별도 설립하기로 했다. 조직 비대화로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돼 정부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NHN의 이번 결정이 시장 독과점 구조를 완화하고, 상생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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