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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의 거듭된 해명에도 철도 민영화 논란… 왜?

코레일의 거듭된 해명에도 철도 민영화 논란… 왜?

기사승인 2013. 12. 20.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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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민간자본 유입 '원천봉쇄'… '추후 민간에 손 벌릴 것'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으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장기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달아올랐다.

코레일은 이번 자회사를 설립 후 “민간자본의 참여 가능성을 배제했다“며 민영화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반면 노조는 코레일의 적자가 계속될 경우 민간자본이 투입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민영화 논란 감수하며 자회사 설립, 왜

코레일이 민영화 논란을 부른 노조 파업을 감수하며 자회사를 설립한 배경에는 출범 후 누적된 부채가 자리하고 있다.

코레일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출범 후 매년 5000억~70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코레일은 현재 총 부채가 총 17조 6000억원이며 부채비율은 442%에 달한다.

유럽에 비해 높은 선로 사용료와 연평균 5.5% 인상된 인건비에 대한 부담 등이 대표적인 적자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정부가 출범 때부터 고속철도 부채 4조5000억원을 코레일에게 떠안기고 코레일의 방만 경영이 겹쳐 위기는 필연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코레일은 “지금의 코레일 ‘독점’ 체제가 아닌 경쟁 체제를 추구하는 자회사 분리를 통해 적자 위기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더 이상 부채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며 자회사 설립 명분을 내세웠다.

◇ 코레일, 자회사에 민간자본 투입 ‘원천봉쇄’

코레일의 해명에도 민영화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번 자회사 결정안에 따르면 자회사의 지분 41%는 코레일이 소유하며 나머지는 59%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다른 공공기관이 소유한다.

주식을 양도하거나 매매하려면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며 양도 대상도 공공기관 등으로 한정했다.

공공기금의 참여가 부진하면 정부기금으로 대체한다는 방침이어서 민간자본의 투입을 원천 봉쇄했다고 코레일 관계자는 말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애초 민영화 의혹을 일축하기 위해 수정을 거듭해 지금의 결정안이 나온 것이다”며 “경쟁 체제란 공공기관들 간의 경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철도노조 “자회사 실립주식양도는 민영화 수순”

철도산업이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선뜻 투자하는 공공기관을 찾기 어려운 데다 적자가 계속되면 정부 기금에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지난 10일 설립이 의결된 신규업체가 수서발 KTX를 운영할 경우 강남권 수요층들이 대거 신규업체를 이용해 KTX의 매출이 512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KTX의 재정은 더욱 열악해져 더 이상 국민의 세금으로 손실을 메우기는 어려워 민간자본에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철도노조 측의 주장이다.

최은철 철도노조 대변인은 “이번 설립안에서 주식을 양도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민간 자본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준 꼴”이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로 빚더미에 올랐는데 지금 남에게 해결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은 “철도는 사회간접자본이며 국민의 보편적 교통권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주식회사에서 관리한다는 건 문제”라고 주장했다.

◇영국 등 철도 민영화로 국민만 피해

민영화 될 경우 운임료 인상과 사고위험 증가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한국처럼 철도 산업이 적자에 허덕일 때 민영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 했다. 영국 정부는 철도 산업이 2억6500만 파운드(약 45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1994년 민영화로 전환해 10년 만에 2억7300만 파운드 혹자를 냈다. 현재 하루 1700대가 넘는 열차가 운행되며 이는 민영화 전 보다 약 87%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영화 이후 208%나 오른 운임료와 잦은 안전사고 등은 민영화의 대표적인 폐혜로 꼽힌다.

한영도 상명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민영화하면 적자 해결이나 일부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만 운임료 상승이나 안전 문제에 대한 숙제를 안게 된다”면서도 “아직 코레일이 민영화할 것이라는 보기 힘들지만 이 문제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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