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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무역대동맥 ‘변화 시작’...아베 ‘곤혹’

동아시아 무역대동맥 ‘변화 시작’...아베 ‘곤혹’

기사승인 2014. 01. 0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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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이 휩쓸던 동아시아 무역지도에 변화가 시작됐다. 일본이 흔들리고 그 자리를 한국이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다.

중국은 일본에 피해를 입은 동남아 국가들을 포섭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 독트린'에 대항하려 하고 있어 정치 문제로 인한 무역 파장이 동남아 지역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한국의 전경련 격인 게이단롄, 일본상공회의소, 경제동우회 등 일본 경제 3단체장은 7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일·중, 일·한관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세 나라 국민이 생각하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경제단체장의 이 같은 발언은 아베 총리가 지난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이후 한층 심화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갈등이 일본 산업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일관계가 악화된 시점인 지난해 한·중·일 3국의 무역액은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1월 한·중 무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2500억 달러(약 264조원)로 집계됐다. 

반면 작년 1∼11월 중·일 무역액은 2012년 같은 기간 대비 6.2% 감소한 2840억 달러(약 300조원)였다. 

300억 달러 이상 격차가 있지만 중국에서는 3년안에 한·중 교역액이 중·일 교역액을 넘어설 것이라는 견해가 짙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중·일뿐 아니라 한·일 간 무역액도 양국관계 악화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 약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작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013년 한·일 무역액은 2012년 대비 10.4% 줄어든 920억 달러(약 97조원)로 파악됐다.

중국은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 여론을 무기 삼아 동남아를 포섭하려던 아베의 전략에도 흠집을 내려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달 16일부터 시작되는 동남아시아 3개국(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 순방에서 동남아는 친구라는 '아베 독트린'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신사참배 이후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가장 먼저 싱가포르가 "유감스럽다"는 입장 표명을 하고 일본을 도와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 밀어내기'를 주도하던 미국마저 아베 총리를 비난하자 중국은 대놓고 '반일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해외판은 최근 '동남아, 당신은 왜 아베에게 늦가을 매미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돈 때문에 '의(義)'를 저버리지 말라"고 여론을 자극했다.

일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은 인도네시아에서 400만 명, 베트남에서 200만 명, 필리핀에서는 111만 명, 미얀마에서는 30만 명, 싱가포르에서도 15만 명을 살해했다.

하지만 전후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 방식으로 돈을 살포해 동남아 국가들의 비난을 무마했다. 아베 총리도 최근 막을 내린 일본·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방재 인프라 정비 등을 위해 5년간 2조 엔(약 20조3200억원) 규모의 개발원조를 실시하겠다고 표명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이에 대해 "주변국을 자극하는 일본의 행보가 계속될 경우 동남아에 투자한 20조원이 헛돈이 될 수 있다"며 "동남아를 두고 벌이는 중국과의 무역경쟁에서도 일본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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