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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나리조트’ 참사…어떻게 지어졌길래

‘마우나리조트’ 참사…어떻게 지어졌길래

기사승인 2014. 02. 1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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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용 아끼려 하중 약한 샌드위치 패널 썼다 사고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지붕 붕괴 참사는 건축 당시 하중에 취약한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돼 강당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샌드위치 패널 시공법에 이용되는 내장재 중 하나인 ‘글라스 패널’로 지어졌다. 글라스 패널은 철판 사이에 보온성이 뛰어난 유리섬유가 들어간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비용이 적고 단열효과가 좋아 시공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 또 설치가 쉽고 건축비용도 적게 들어가 소규모 공장과 창고, 가건물 등을 짓는데 사용되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보통 ‘PEB공법’으로 시공된다. PEB공법은 강철로 골격을 세우고 외벽을 샌드위치 패널로 채우는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H빔 공법’과 달리 건물 내에 기둥 없이 건축물의 폭을 최대 120m, 길이는 무한정 늘려나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골격은 비용절감을 위해 강도를 다르게 할 수 있다. 영남 지역에선 비교적 겨울에 눈이 적게 내리는 특성상 이 같은 공법을 이용해 대형 건물을 많이 짓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PEB공법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골격의 강도가 다른데다 기둥까지 없어 지붕 하중에 약하고 화재나 눈에 취약해 그 동안 각계에서 관련 법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전문가들은 강당 중앙 부분에 기둥이 몇 개만 더 설치됐더라도 버틸 수 있는 하중이 훨씬 더 늘어나 붕괴를 막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관계자는 “습설과 건축구조 등 다양한 원인이 겹쳐서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있다”며 “다중이용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건물과 공법 등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에 무너진 강당은 지난 2009년 6월 착공에 들어가 두 달 보름만에 완공된 것으로 드러나 시공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조립식 건물의 경우 콘크리트 타설과정이 없어 이 정도 기간이면 완공이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시공과정에서 건물의 구조적 결함은 없었는지 경주시가 정밀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마우나오션리조트는 영남 지방에서 유일하게 골프와 호텔을 합친 ‘골프텔’을 콘셉트로 지어진 휴양시설이다. 리조트 내부에는 골프장과 숙박시설(콘도, 골프텔 등), 사고가 난 강당과 같은 대형 행사장을 갖추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 열사인 코오롱건설(현 코오롱글로벌)이 리조트 본동을 2006년 준공했고 나머지는 지역업체가 시공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붕괴 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코오롱글로벌과 무관하게 송원건설에서 지은 것으로 사용 승인을 받는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우나오션리조트 측은 제설작업이 도로에 집중돼 붕괴 건물의 제설이 지연됐고, 시공사는 강설량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각각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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