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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LH대학생전세임대’ 환영, 속내는?

집주인들 ‘LH대학생전세임대’ 환영, 속내는?

기사승인 2014. 03.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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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상태 무관, 터무니없이 보증금 올리는 경우 있어"
LH 권리분석 등에서 발견, 물건 신청 반려...구체적 업무지침 없어
"일부 집주인 탓에, 제도 도입 취지 무색"..."관리·감독 시스템 강화 필요"
일부 집주인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학생 전세임대를 통해 전세보증금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

이들은 LH가 전세보증금을 내준다는 점, 당첨자들이 방을 급하게 구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LH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업무 지침은 없다.

16일 LH관계자는 “LH 대학생 전세임대 당첨자들이 집 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집주인들이 주택 상태와 무관하게 전세보증금을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기준 상한선까지 올리는 등 터무니없이 가격을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학생이 거주할 주택을 물색하면 LH에서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재임대하는 것이다.

LH는 올해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3000호를 공급키로 했다. 수도권(서울, 경기) 전세보증금 상한선은 7500만원이다.

지난해 LH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으로 3713호를 공급했으며 집행 금액은 1975억원에 달했다.

당초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LH의 부채로 처리됐으나 지난해 말 국민주택기금에 채권을 양도해 현재는 LH 부채로 집계되지 않는다.

집주인들이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놓고 전세금 부풀리기를 시도하는 것은 임대주택 부작용의 한 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LH 대학생 전세임대의 조건이 까다로운데 이를 소화할 공급 물량이 부족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임대주택 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고 밝혔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와 관련해 집주인들의 공인중개업소 문의가 늘고 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A공인 관계자는 “최근 집주인들이 LH 대학생 전세임대에 대해 많이 문의한다. LH가 전세보증금을 내준다는 점과 당첨자들이 방을 급하게 구한다는 점을 이용해 같은 물건을 놓고 갑자기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에 LH 대비책은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LH는 집주인들의 전세보증금 부풀리기 발견 시 해당 물건 신청을 반려하는 등 제어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업무 지침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신청 물건이 반려될 경우 다시 신청 물건을 찾아야 하는데 대학교 개강과 봄 이사철 탓에 공급 물량이 부족해 신청 물건을 찾는 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집주인들이 전세보증금을 상한선까지 과도하게 높일 경우 계약이 불가능해져 LH 대학생 전세임대 대상 물건 부족 현상은 더 확산될 수 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의 경우 전세보증금과 선순위채권 합이 해당 주택 시세의 90%이하여야 대상이 된다.

김모씨(23)는 “LH 대학생 전세임대 당첨 전에 온라인 부동산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월셋집을 알아봤다. 당첨 후 다시 해당 사이트를 방문해 물건을 찾던 중 예전에 봤던 물건의 전세보증금이 몇천만원 오른걸 발견해 허탈했다”고 말했다.

집주인들의 LH 대학생 전세임대 전세보증금 부풀리기는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해 LH의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주인들의 LH 대학생 전세임대 보증금 부풀리기는 약자인 당첨자를 대상으로 악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주거 안정화를 위해 도입한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교수는 “대학생 전세임대의 경우 LH가 관리·감독해야 하는데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결국 대비책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정교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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