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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있는 고객 앉히고 돈없는 고객 세우고

돈있는 고객 앉히고 돈없는 고객 세우고

기사승인 2014. 03.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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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영업점 개조를 통해 펀드판매와 대출 등 이른바 ‘돈이 되는’ 고객들을 위해서는 공간을 편하게 만들고 그렇지 않은 고객들의 공간은 협소하고 불편하게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방문한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에는 입출금 창구가 1개밖에 마련돼 있지 않았다. 창구도 의자를 없애 서서 일을 보는 실정이다. 반면 종합상담 창구는 8개로 공간이 여유로웠다. 8개 자리 모두 고객용 소파를 비치해 입출금 창구와 대조됐다.

신한은행은 영업점 창구를 간편상담창구와 전문상담창구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간편상담창구에서는 입출금, 인터넷, 폰뱅킹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전문상담창구에서는 펀드, 보험, 대출 등의 일을 처리한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신한 파이낸스센터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지점은 7개의 창구 가운데 서서 업무를 보는 입출금 창구는 2개, 앉아서 보는 종합상담 창구는 5개였다.

지난 24일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지점 역시 입출금 창구에 앉아서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이 1개밖에 없었다. 입출금 창구는 3개뿐이었고 이 중 2개 창구는 의자를 없애 방문한 사람들이 서서 업무를 봐야 한다.

입출금 창구의 쇼파는 등받이가 없었으며 자리는 14석에 불과했다. 기자가 방문했던 오후 2시 27분 현재 입출금 창구 대기인수는 14명이어서 대기 자리가 혼잡했다. 자리가 여유롭지 않아 의자 구석에 걸터 앉은 고객도 보였다.

같은 시간 종합상담창구는 여유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대기 공간은 입출금 창구에 비해 약 두 배 정도 넓었다. 등받이 소파가 16석이어서 사람들이 여유롭게 기다릴 수 있는 환경이었다. 대기인 수도 5명으로 입출금 창구보다 약 세 배 정도 적었다. 정수기도 칸막이에 가려져 종합상담 창구를 찾은 사람들만 보이는 자리에 설치돼 있었다.

이는 을지로, 여의도 주변에 위치한 우리, 기업, 외환, 하나, 국민 은행 등이 창구에 고객용 쇼파를 모두 비치해 놓은 것과 대비된다.

여의도서 근무하는 회사원 양이슬씨(32·여)는 “공과금 납부와 고운맘카드 발급을 위해 은행을 찾았다”며 “한꺼번에 일을 처리할 수 없다고 해서 번호표를 2장 뽑고 2번 기다려야 했다. 업무를 다보니 40분이 넘게 걸렸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빠른 업무를 볼 수 있는 창구여서 고객들이 서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했다”며 “오래 서 계시면 다리가 아플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체가 밀집한 지점의 경우 물건 대금을 입출금하는 빠른 창구가 꼭 필요하다”며 “아파트 주변에 위치한 영업점은 빠른 창구 없이 상담 창구 위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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