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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시험대 오를 이주열의 금통위에 드리는글

[기자의눈]시험대 오를 이주열의 금통위에 드리는글

기사승인 2014. 07. 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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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금통위서 편한 선택보다 올바른 선택하길
김문관기자수첩
김문관 경제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끄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8월 14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앞두고 제2경제팀 출범에 맞춰 기준금리를 내리라는 각계의 압박이 무척 거센 것.

작년 봄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자 태도를 바꿔 ‘정부와의 엇박자 해소’를 말하며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김중수 전 총재의 모습이 자연스레 오버랩된다.

이미 언론과 시장에서는 8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과거 그토록 강조돼온 중앙은행 독립성의 의미와 가치를 거론하는 자는 극히 소수다.

이 총재 본인이 최근 언급했듯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이며, 또 1000조원을 돌파한 우리 경제의 ‘뇌관’ 가계부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찾아보기 어렵다.

게다가 ‘경제는 심리’라고 했던가. 이미 시장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채권 금리 등 지표로 반영된 상황이기도 하다. 정책효과가 더욱 의심스러울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 총재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취임 후 4~5월에는 인상을 언급하다가 6~7월 금통위서는 인하 신호로 급선회했다. 이른바 ‘갈지자(之)’ 행보다.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이런 행보는 결과적으로 쓸데없는 비용낭비를 유발할 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부와의 정책공조에 대한 이 총재의 고심이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이 총재와의 조찬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기준)금리의 ‘금’자도 꺼내지 않았다”, “대학 선배시고 상견례 성격”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바로 옆에 서있던 이 총재의 표정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았다.

과도한 비유일 수도 있겠지만, 옛말에 천명은 ‘하늘을 가르듯 내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복잡한 셈법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만큼 언행 하나 하나에 조심스러워야 한다.

이 총재 입장에서 8월 금통위에서의 ‘편한 선택’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편한 선택이 ‘올바른 선택’에 앞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중앙은행 총재의 숙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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