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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승절’…미국 ‘본토공격’ 위협, 중국엔 ‘섭섭함’ 표시

북한 ‘전승절’…미국 ‘본토공격’ 위협, 중국엔 ‘섭섭함’ 표시

기사승인 2014. 07. 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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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강경발언, 미국 정부 대북정책 전환 압박…중국 혈맹강조 없이 침묵으로 일관
전승절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전승절’을 맞아 27일 6·25한국전쟁 참전자들이 묻힌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일 ‘전승절’ 61주년을 맞아 미국에는 ‘본토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미 압박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중국에는 북중혈맹 관계가 약화된데 대한 섭섭함을 드러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전승절인 27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육해공·전략군 결의대회 연설에서 미국이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려 든다면 미국 본토를 겨냥해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백악관과 펜타콘, 미국 대도시들을 향해 핵탄두 로켓을 발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군 최고책임자가 공식석상에서 ‘백악관 타격’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또 미국이 9·11테러 이후 본토가 공격받을 가능성에 큰 우려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황 총정치국장의 발언은 매우 강도가 높다.

앞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7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남한의 주한미군 기지 공격 계획에 따른 미사일 발사연습을 직접 점검한 모습을 보도했다. 미군을 제거해야 한다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모습을 공개한 점도 매우 이례적이다.

표면적으로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6·25전쟁에서 미국과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둔 날이라고 주장하는 전승절을 맞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을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려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본토 공격 발언은 미국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미국과 북한 사이의 중재역할을 하는 중국 모두를 압박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도 기존 전승절 때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전승절을 즈음해 중국인민지원군의 참전을 요란스레 기념하며 양국간 혈맹을 강조해온 반면 올해에는 중공군의 참전 사실 자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지난해 전승절만 해도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과 중공군 참전 노병들이 방북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열사능원’을 참배하는 등 북중혈맹이 과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언론 성명 발표에 동참하는 등 전통적 혈맹관계가 약화되는데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과 중국은 장기간의 불편한 관계가 양측 모두에게 손실임을 잘 알고 있다”며 “북중 수교 65주년 기념일인 올해 10월 6일이 냉각관계가 지속하느냐, 고위급 교류국면이 재개되느냐 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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