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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남길 “‘해적’ 후 기피하는 캐릭터 없어져, 한결 편해졌다”

[인터뷰] 김남길 “‘해적’ 후 기피하는 캐릭터 없어져, 한결 편해졌다”

기사승인 2014. 08. 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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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나쁜 남자' '상어' 등을 통해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김남길이 유쾌함을 입고 한결 힘 뺀 연기로 변신을 시도했다. 

김남길은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에서 고려시대 말기 군인이었지만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 반대해 산적단의 두목이 된 장사정 역을 맡아 의협심이 넘치지만 산적들과 함께 있을 때는 허당스러운 리더의 모습을 보여줬다. '해적' 이전의 작품에서 주로 날선 카리스마를 보여 온 그의 이 같은 변신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남길은 "예전에는 불편한 것은 못했는데 이제는 기피하는 캐릭터가 없어져 한결 여유롭고 편해졌다"고 온화한 웃음을 보였다. 

공익 소집해제 후 첫 영화인 '해적'은 김남길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자신의 대표작인 '선덕여왕' 이후 4년 만의 사극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영화에서 해적인데 배 멀미를 하고 비린내 싫어하는 등의 코믹한 설정은 그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힘을 뺀' 연기를 하고 싶었던 이유도 컸다. 

"드라마 '상어'에서는 제대 후 오랜 만에 연기하다보니 억지스러워 보이고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어요. 연기적인 실패를 했다고 생각해서 다음에는 연기적으로 힘을 뺀 편안한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김남길은 연기적 슬럼프에 대한 돌파구로 '해적'을 택했지만 마음처럼 '힘을 뺀' 연기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해적' 촬영하면서 연기를 그만둬야하나 개인적인 고민도 많이 했어요. 오래 버티는 게 강한 거라 하는데 나하고 적성 안 맞는데 부단히 버티기만 한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이 같은 고민은 산적팀(유해진, 박철민, 조달환, 김원해)과의 탄탄한 팀워크에서 발현된 긍정적인 에너지와 유해진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해진 선배 말이 ''모던보이'때 김남길의 가능성을 본 한 사람으로서 왜 그렇게 흔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찾으려 하지 말고 흔들리는 것 자체를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 하루는 방 정리를 하는데 문득 순수하게 연기를 좋아하던 때가 생각이 났어요. 이게 초심이구나 했죠. 그러면서 여유가 생기고 내 자신을 내려놓게 됐어요."

이렇듯 '초심'과 '여유'를 되찾은 김남길은 스스로 틀에 박힌 연기적 한계를 극복하고, 극중 카리스마를 지닌 고려 무사와 장난기 가득한 허당 캐릭터 사이를 줄타기 하며 장사정이라는 캐릭터에 숨결을 불어넣게 됐다. '해적'은 그에게 배우로서 큰 전환점이 된 것이 분명해보였다. 

"이제는 특정적인 것에 국한되지 않고 연기적으로나 좋은 작품 있으면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어요. 예전에는 시나리오나 작품을 보면서 내가 불편하면 못했는데 지금은 불편한 것들이 없어져서 그런지 캐릭터의 밝고 어두움에 상관없이 여유가 생기고 한결 편해졌어요."

뿐만 아니라 그의 차기작인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을 촬영하는데에도 더 큰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김남길은 극중 살인자의 애인 혜경(전도연)과 사랑에 빠지는 형사 재곤 역을 맡았다.

"어두운 영화이긴 한데 힘을 많이 빼고 있는 상황이라서 무겁게 연기 되고 있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고, 내가 알고 있던 모습과 모니터 보여지는 모습이 다르다고 느낄 정도로 만족감이 있어요."

'해적'을 통해 캐릭터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로소 연기에 힘을 뺄 수 있게 된 김남길은 앞으로 배우로서 어떤 모습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 

"제가 힘이 더 빠지면 덤앤더머 짐캐리처럼 정통 코미디를 해보고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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