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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출시 그 후’… 매대에 어떤 변화 생겼나

‘PB 출시 그 후’… 매대에 어떤 변화 생겼나

기사승인 2014. 10.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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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PB 제품 나오면 해당 카테고리 매출 ↑
"힘의 무게가 채널 쪽에 더 쏠릴 것" 우려도
GS25 홍라면 구매
한 남성 고객이 편의점 GS25에서 PB상품 ‘홍라면’을 고르고 있다.
올해 롯데마트는 600~700여개의 자체상품(PB)을 출시했다. CU와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PB는 각각 63개, 119개. 유통업체들은 불황 타개법 중 하나로 유통 과정을 줄여 가격을 낮추고, 자사에서만 판매하는 PB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실제 PB 출시 후 해당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자사 PB상품이 속한 분야 중 일부는 카테고리 매출을 올리고 해당 시장 자체를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CU는 3월 말 PB간편식으로 선보인 ‘자이언트 떡볶이’가 9월 해당 카테고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매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타 떡볶이 제품과 비교했을 때는 7.6배 높은 판매율이다. PB의 인기에 힘입어 올 들어 9월까지 냉장간편식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에 비해 195.2% 올랐다.

GS25는 지난 9월 26일 ‘홍라면’ 출시 후 용기면 카테고리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 달 동기간 대비 26% 증가해 라면 매출 전체를 끌어 올렸다. 용기면 중 국물 없는 라면 카테고리 매출 비중은 25%에서 34%로 올랐다. PB제품의 인기와 함께 해당 카테고리 매출 자체도 상승한 셈이다.

롯데마트가 7월 출시한 ‘귀한 산양분유’는 프리미엄 시장 볼륨을 키운 경우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귀한 산양분유’ 판매 후 자사 프리미엄 분유 매출액 월별 신장률은 1~6월 10~19%였던데 비해 7월 33%, 8월 37.2%로 뛰었다.

분유 매출액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율도 증가했다. 6월까지 8~11%를 차지했던 프리미엄 제품은 7월 11%, 8월에는 올 들어 가장 높은 13.4%로 뛰었다. 이는 일반 분유를 택하던 소비자들이 비슷한 가격의 롯데마트 PB 산양분유를 구입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전체 분유 시장이 감소하고 있어 관련 업계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역신장을 극복하려 한다”면서 “롯데마트의 산양분유도 그러한 전략을 택한 것이며 PB 출시 후 프리미엄 분유 시장 자체가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3월 반값 비타민 ‘비타민C 1000’ 출시 후 건강기능제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6개월 전과 비교해 55% 증가했다고 밝혔다. PL(Private Label) 제품이 비타민 자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몇 백개씩 쏟아지는 PB가 매대 점유율 싸움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상품은 PB와 겨룰 능력이 되지만 중소기업 제품들은 그대로 밀려나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조는 중소기업이 맡는다 하더라도 이들이 대형 유통업체 PB 마크를 달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시키는 일도 쉽지 않다.

권오임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팀장은 “휴지같은 소모품이나 냉장식품은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매대에서 PB로 교체하다 보면 작은 기업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안그래도 힘의 권력이 대형 유통업체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그 무게가 더 한쪽으로 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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