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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없이는 운영 힘든 프로구단, 무엇이 문제일까?(1)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기업없이는 운영 힘든 프로구단, 무엇이 문제일까?(1)

기사승인 2014. 11. 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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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목동야구장 전경/출처 = 넥센히어로즈 홈페이지
삼성 라이온즈·기아 타이거즈·SK 와이번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알만한 국내 프로구단들이다. 전국민에게 사랑을 받고 성장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1980년 초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본격적인 프로스포츠시대를 연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마추어 스포츠 위주로 돌아가던 국내 스포츠 시장에서 프로스포츠는 스포츠마케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프로스포츠가 가장 발달한 미국과 좋든 나쁘든 우리나라에 체육에 영향을 미친 일본의 프로스포츠 역사와 비교해 너무나 짧은 전통을 무색하게 할 정도다. 그 배경에는 프로스포츠를 출범 시킨 정부와 함께 국내 대기업들의 역할이 있었다.

자의든 타의든 스포츠구단을 맡아 운영하면서 기업들은 많은 자금을 투자한 대신 건전한 기업이미지를 보상 받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기업들에게 프로구단은 버리지도 유지하기도 힘든 ‘계륵’이 돼버렸다.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운영은 미국과 영국 같이 기업화를 통한 수익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프로스포츠 시작이 사업적인 목적보다 사회 안정이라는 국가적·정치적 목적에 더 치우쳤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30년이 넘은 현재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실한 수익구조와 이런 저런 제도문제가 프로구단이 흑자를 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질적인 구단주인 기업들이 지원하는 자금에 따라 구단 운영의 사활이 걸리면서 구단들의 생명은 하루살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게 됐다. 프로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이와 관련된 소비도 늘었는데 말이다.

기업들이 지원하는 200억원 수준의 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프로구단들은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프로야구 역사상 7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국내 대기업 순위 1위인 삼성이 지원하는 삼성 라이온즈 마저도 지난해 자본잠식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처럼 개인 구단주 체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 프로구단들은 수익창출의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구단 소유의 경기장이 없다는 점은 입장료를 이용한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게 만든다. 프로야구의 경우 홈팀과 원정팀이 7.5대 2.5수준으로 입장료 수익을 나누고 이중 홈팀은 수입의 25%정도를 경기장을 소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주는 구조만 봐도 돈 구경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의 3분 1을 중계권료로 벌어들이는 영국 프리미엄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국내 프로구단에게 꿈 같은 이야기 일 뿐이다.

국내 프로구단들은 기업들에게 받는 스폰서료는 구단을 운영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요소다. 아니 생명줄이다. 국내 구단들의 매출은 일반적으로 앞서 말한 입장수입, 광고수입, 임대수입, 이적수입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광고수입으로, 이는 기업들로 받는 스폰서 수입으로 이해 하면 된다(이와 관련된 더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겠다).

이렇다 보니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기업이 지원해주는 스폰서료가 줄어들면 구단 운영은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지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가 있다. 현대 유니콘스의 해체다.

과거 현대전자가 대주주로 있던 현대 유니콘스는 2000년 현대전자가 재정난이 발생하고 현대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 지기 시작했다. 결국 2001년 현대전자는 부도와 함께 하이닉스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하고 현대그룹에서 떨어져 나왔고, 현대유니콘스에 지원되던 자금은 끊어져 버린다.

이후 현대 유니콘스는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에서 광고비 명목으로 근근히 자금을 수혈하며 연명하는 신세가 됐다. 2006년부터는 현대가의 지원마저 중단되면서 재정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팀이 해체됐다. 한국시리즈에서 4번의 우승을 했던 팀이 이렇게 허망하게 문을 닫은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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