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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작 드라마, ‘미생’이 되고 ‘내일도 칸타빌레’가 안 된 이유는

만화 원작 드라마, ‘미생’이 되고 ‘내일도 칸타빌레’가 안 된 이유는

기사승인 2014. 1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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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라이어게임, 내일도 칸타빌레 포스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인기 만화를 리메이크할 경우 그 화제성만으로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고, 원작의 팬들을 드라마의 시청자로 끌어들이기도 용이하다.


하지만 인기 만화를 드라마화한다고 해서 흥행성이 보장되던 시대는 이미 갔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된 tvN '미생'과 '라이어 게임', KBS 2TV '내일도 칸타빌레'의 온도차만 봐도 그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겨둔 '미생'은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8%(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생 신드롬'을 만들었다. 지난달 종영한 '라이어 게임'은 1%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작품성에서는 인정을 받아 마니아층을 양산했고, 반면 이달 초 종영한 '내일도 칸타빌레'는 흥행성과 작품성 모두 참패했다.


똑같이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지만 '미생'은 되고 '내일도 칸타빌레'는 안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각색'에 있다.


'미생'은 원작의 분위기와 주요 에피소드,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각 인물들의 특징을 더욱 부각하거나 갈등 구조를 심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들을 첨가함으로써 기존 팬들과 원작을 모르는 새로운 시청자들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사회 초년생의 장그래 역의 임시완이나 워커홀릭 오상식 역의 이성민, 당찬 신입 여사원 안영이 역의 강소라, '만찢남'(만화를 찍고 나온 남자)라는 별명을 얻은 김동식 역의 김대명과 한석율 역의 변요한 등은 웹툰 속 인물들이 실제로 연기하는 듯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만화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주인공 외 주변 인물들의 성향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는 각색을 통해 드라마만의 묘미를 극대화했다.


'라이어 게임'의 이상윤과 김소은을 비롯한 등장인물들 역시 원작 속 주인공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극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면 '라이어 게임'은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했을 것이다.


'라이어 게임' 제작진은 원작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사무국 대신 방송국의 쇼 프로그램이란 배경을 설정하고, 원작에는 없는 쇼 호스트 강도영(신성록)을 등장시킴으로써 일본 만화 특유의 분위기를 한국 정서에 맞게 재구성했다. 원작을 존중한 적절한 각색이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게 만든 셈이다.


'내일도 칸타빌레'는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원작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이미 일본에서도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만큼 '내일도 칸타빌레'는 방송 전부터 수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극 초반부터 팬들의 기대는 실망으로 변했다. 제작진은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만화적 표현을 '내일도 칸타빌레'에 그대로 갖다 썼고, 등장인물들의 표정·몸짓·대사 하나까지 복사해서 붙여 넣은 듯 원작과 똑같이 그려내 원성을 샀다. 반드시 양념으로 가미돼야 할 재해석의 노력도 없이 원작의 인기에만 기댄 '내일도 칸타빌레'는 어설픈 흉내 내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 채 초라하게 종영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화한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원작의 인기의 덕을 볼 수도 있지만, 원작과 비교 당하며 처참히 무너질 수도 있다"며 "유명한 원작을 리메이크해서 호평을 받기 위해서는 원작의 핵심적인 특징 및 장점을 잘 살리면서도 리메이크작만의 신선한 색깔을 더하는 각색 및 연출의 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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