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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지원자라고요? 잠재적 고객입니다

[기자의눈] 지원자라고요? 잠재적 고객입니다

기사승인 2015. 01.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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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안소연 기자
안소연 사회부 기자
“점심을 굶는 일은 부지기수였습니다. 혼자 낯선 가게에 들어가 사장을 설득하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참았어요. 이 과정만 견디면 직장이 생기니까… 당장 취직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여전히 청춘의 절박함을 외면하는 업체가 많다. 그 중에는 최근 유통업계 중 드물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소셜커머스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10여명의 취업준비생들은 실무 테스트만 거치면 최종 입사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위메프 측은 정작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합격 조건인 1명당 ‘10건의 계약’을 충족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유인데, 애초에 제시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사측의 “지역영업은 전 직군 중 가장 힘든 업무이며 퇴사율도 높아 더 까다롭게 뽑을 수밖에 없다”면서 “1~2개월 다니고 퇴사하는 것보다 다른 곳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은 “일은 회사가 가르쳐야 할 의무도 있다” “차라리 경력사원을 뽑지 그랬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업무가 너무나 고되어 퇴사율이 높아 까다롭게 뽑아야 한다”는 설명도 곱씹어 보게 된다. 업무의 강도가 세더라도 회사에서 그만큼의 대우를 해준다면 오래 다닐 수 있지 않나 하는 질문도 생긴다.

중요한 것은 유통업체의 경우 채용 과정이 보다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모두가 ‘잠재적 고객’이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와 평판이 워낙 중요하다 보니 떨어진 지원자에게 합격 여부를 확실히 전달하고, 탈락 이유를 설명해 주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 이 같은 배려는 젊은 고객층이 많은 업체일수록, 신생 기업일수록 더욱 돋보이게 마련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미생에서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아 세상 밖으로 나온 것뿐이다”라는 대사가 화제였다. 취직이 힘든 사회 구조 속에서 청년들이 자책하기보다 더 나은 내일을 생각할 수 있도록 구직자와 구인기업 모두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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