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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 아가씨’ 발언 송영근 의원, 결국 병영특위 위원 사임

‘하사 아가씨’ 발언 송영근 의원, 결국 병영특위 위원 사임

기사승인 2015. 01. 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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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원 "부적절한 표현 물의, 책임 통감"...새정치민주연합 "국회 윤리특위 제소 적극 검토" 압박
[포토] 송영근 의원, 여단장 여군 성폭행
‘하사 아가씨’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30일 결국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위원을 사임했다. 송 의원이 29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여단장 부하 여군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여단장이 외박을 나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이병화 기자

새해 벽두부터 터진 현역 육군 여단장 대령의 부하 여군 하사 성폭행 사건이 국회까지 불똥이 튀었다.

지난 29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군 부사관을 ‘하사 아가씨’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는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결국 특위 위원을 사임했다.

송 의원은 30일 오전 “본 의원은 전일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금일부로 특위 위원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송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중범죄자를 감싸며 여군 비하 표현을 쓴 건 국회의원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한 것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송 의원의 특위 위원 사퇴도 촉구했었다.

원혜영 당 혁신실천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국회의원의 윤리규범 구체화, 윤리교육과 징계 강화를 통해 국회 스스로 환골탈태 해야 한다”면서 “혁신위 차원에서 윤리위 결정에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방안을 담은 개혁입법을 추진해 유명무실한 윤리위를 실질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여군 1만명 시대를 맞아 육군 특수전사령부 부대가 개사를 계기로 국방부에서도 양성평등 차원에서 ‘사나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갈수록 늘어나는 여군들의 군내 인권과 지위 향상, 권익 신장을 위해 우리 군이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군기무사령관까지 지낸 지휘관 군 출신이 ‘하사 아가씨’라고 발언한 것은 현재 우리 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깊이 우려했다.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송 의원은 29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육군 여단장 사건에 대해 문제의 여단장이 열심히 일하려고 외박을 거의 안 나갔던 것이 성폭행의 원인이었다는 취지로 발언해 적지 않은 논란을 빚었다.

송 의원은 특위 회의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여군 하사 성폭행을 한 여단장이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면서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측면을 우리가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런 사람들이 비단 그 여단장뿐이겠는가”라고 말한 뒤 “전국의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나가야 할 외박을 제때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가정관리가 안 되고 그런 섹스 문제를 포함해 관리가 안되는 것들이 이런 문제(성폭행)를 야기 시킨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똑똑하다고 선발된 대령들, 군에서는 아주 잘 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데, 그 얘기를 뒤집어 보면 명예욕이 대단히 강한 사람들, 출세지향성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일 잘한다는 말을 듣기 위해 외박도 안 나가고 한다”면서 “지휘관이 외박을 안 나가면 본인의 피로는 물론 부대의 피로가 따라 다닌다”고 말했다.

특히 송 의원은 군내 성문제 등 고충을 토로할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여군 하사를 가리켜 ‘아가씨’라고 불러 다른 의원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송 의원은 “여단장 문제 나왔을 때 그 하사 아가씨가 옆에 아가씨한테 얘기했다”면서 “한 방에 있는 룸메이트한테는 얘기하는데 이걸 제도적으로 접근할 채널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하사관을 아가씨라고 하는 관점이 바로 이 문제랑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문제삼았다. 정병국 특위 위원장은 송 의원의 ‘아가씨’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속기록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송 의원은 ‘하사 아가씨’ 발언이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을 빚자 보도자료를 내고 직접 정론관 기자회견장까지 나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방 부대 지휘관이 정상적으로 부대 지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였다”면서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혜롭지 못했던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아가씨 발언에 대해서는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면서 “국가의 안보를 위해 열심히 매진하고 있는 모든 여군 부사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간곡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까지 했다.

육군사관학교 27기인 송 의원은 예비역 육군 중장으로 육군1사단장과 육군3사관학교장을 거쳐 국군기무사령관을 지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여군과 대한민국 국민에게 언어폭력을 휘둘렀다”면서 “새누리당은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하사관 아가씨라는 발언까지 했는데 인터넷에는 송 의원이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이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당이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자랑스럽게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대에 간 우리 딸들이 짐승같은 상사들에게 성폭행 당하도록 놔둘 수는 없다”면서 “성폭행 예방을 위한 법적 제도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군 검찰은 29일 부하 여군 하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육군 여단장인 현역 대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영장이 청구된 대령은 지난 달부터 이달 초까지 자신의 관사에서 부하 여군인 하사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27일 긴급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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