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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언론인이 본 한상범 사장

[취재뒷담화]언론인이 본 한상범 사장

기사승인 2015. 01. 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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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지난해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에서 한상범 사장(60)을 본 적 있습니다.

당시 LG디스플레이 기자를 대상으로 사업장을 소개하는 자리였고, 한 사장은 저 같은 ‘주니어’급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했지요. 기자간담회 이후 이어진 조출한 저녁 자리에서는 한 사장은 걸쭉한 입담으로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한 사장의 인간적인 면들은 이 회사 안팎에서 호감을 사고 있습니다. 무게를 잡지 않고, 임직원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이 대기업 CEO라기 보다 이웃 아저씨 느낌을 자아냈지요.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 사장에 대해 “공장장 출신이라 꾸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성향은 경영에 있어 ‘현장’ 중심의 리더십으로 드러나지요. 한 사장은 평소 임직원에 “현장에서 현물을 보고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며 ‘3현주의’를 강조합니다.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철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는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라는 기본에 충실한 결과라는 겁니다.

현장 경영자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추진력도 뛰어나다는 평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LG디스플레이의 판로를 개척·확대하고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했지요. 한 사장은 2012년 2분기 취임 후 주요 고객사인 애플에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를 기존 PC에서 아이패드 등으로 확대했습니다. 또 샤오미 등 잘 나가는 중국 업체들과도 거래를 뚫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고 있지요.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어느 고객사든 매출 의존도가 높지 않다. 견고한 매출 구조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 업체들이 부진하는 동안 LG디스플레이 만큼 ‘고공행진’을 하는 결과로 이어졌지요. LG디스플레이는 한 사장 취임 후 11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적자 늪에 빠져 ‘미운오리’ 취급을 받던 LG디스플레이는 이제 그룹 내 ‘백조’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한 사장이 몰고 온 또 하나의 변화는 노조와의 관계를 강화했다는 것입니다. 2013년 노경협의회를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지요. 매해 1회 열리는 노경협의회 회의에는 한 사장과 노조위원장 등 노사 주요 임원이 참석해 급여·복리후생 및 인사 제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말 그대로 회사 CEO가 노조위원장과 직접 소통에 나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는 의지로 이해됩니다.

LG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는 “한 사장이 노조임원과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노경(노사)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회사를 호황으로 이끌던 한 사장도 최근 불상사를 접합니다.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 질소가스가 누출돼 인명 피해를 내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지요.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선 성장세를 타던 회사에 악영향을 미칠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한 사장이 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하는 만큼 보상, 사고 진상규명 등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를 통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고공행진으로 이끌 조직안정화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지요. 올해도 LG디스플레이의 흑자 행진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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