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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마트서 물건 훔친 7세 소녀의 눈물...“사탕이 정말 먹고 싶었어요”

[기사의 극적 재구성] 마트서 물건 훔친 7세 소녀의 눈물...“사탕이 정말 먹고 싶었어요”

기사승인 2015. 02. 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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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탕이 너무 먹고 싶어서…” 마트서 사탕 훔친 7세 소녀의 눈물, 할머니와 손녀딸의 안타까운 사연... 마트 주인, 경찰 선처 /사진=픽사베이

“꼬마야 잠깐 이리와 볼래? 지금 솔직하게 말하면 봐줄게” 

 

“뭐... 뭐가요?”

 

“아저씨가, 네가 뭘 훔치는 걸 봤거든.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물건 아저씨한테 줄래?”

 

“안 훔쳤다니까요. 안 훔쳤어요.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꼬마가 이러면 아저씨는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 주머니에 있는 거 꺼내서 여기 올려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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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고개를 숙인 채 손녀딸 선화가 계산대 앞에 서 있다.
멀리서도 하나밖에 없는 손녀딸을 알아볼 수 있었다. 경찰과 마트주인 사이에 작은 아이가 잔뜩 움츠러든 모양으로 서 있다. 

강씨 할머니가 마트로 들어서자 경찰이 상황 설명을 해줬다.
선화가 물건을 훔치다 마트 사장에게 들통 났다고 했다. 할머니가 손녀딸을 쳐다봤다.
여전히 선화는 바닥만 보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할머니가 선화의 눈높이에 맞춰 앉고 부드럽게 타일렀다.
아이는 곧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 계산대 위에 올려뒀다. 작은 사탕 한 개.
할머니는 다른 훔친 것을 올려놓으라고 말했지만 손녀딸은 고개를 도리도리하며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그게 다예요”

계산대 위에 놓인 사탕 한 개를 보자 할머니는 억장이 무너졌다.
내일이 설이었지만, 아들도 며느리도 볼 수 없었다.


선화의 엄마는 4년 전 잠을 자다 갑작스레 죽었다.
선화의 아빠는 실직 후 직장을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있었다. 간혹 전화가 오긴 했지만 딸을 보러 오지 못했다.


할머니는 선화의 작은 손을 꼭 잡으며 이제 거짓말은 그만하고 사실을 말하라고 타일렀다.


“사탕이 정말 먹고 싶었어요. 또래 친구들이 엄마아빠 손잡고 마트 들어가길래 저도 따라 들어왔는데... 이것저것 과자도 사는 거 봤는데... 저도 그냥 달달한 사탕 한 개가 먹고 싶었어요”


할머니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녀딸이 사탕 하나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서러웠다.
설이라고 주변은 들떠있는데 손녀딸이 혼자 마트에 들어가서 다른 가족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사탕에 손이 가기 전까지의 모습을 상상하니 목이 메었다.


작년에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와 선화는 할아버지의 보험금으로 근근이 살아왔다.
그 사실을 알아서 그랬는지, 선화는 할머니에게 무엇인가 사달라고 말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


/사진=픽사베이
손녀딸과 함께 할머니도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녀 교육을 잘못한 본인 탓이 크다며 마트 사장과 경찰에게 용서를 구했다.

마트 사장이 황급히 고개를 숙이는 할머니를 일으켜 세웠다.


“할머님, 이러시지 마세요. 저도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니다. 아이 훈계 차원에서 경찰을 부른 거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마트 사장은 경찰에게 양해를 구하며 선화를 처벌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고 선화의 품에 큼지막한 과자종합 선물세트를 들려줬다.


출동한 경찰 또한 할머니와 선화에게 작은 선물을 주며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살자, 공부 열심히 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돼 달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작은 손녀딸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과 미안함이 속절없이 눈물을 흐르게 하였다.
선화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할머니를 더 슬프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선화도 끝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고개 숙인 얼굴에서 바닥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질 뿐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눈물은 슬프지가 않았다.
그 눈물은 자신의 처지가 부끄럽고 창피해서 흐른 눈물이 아니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과 후회이자 할머니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또한 사람의 온정에 대한 감사함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선화의 눈물은 먼 훗날 자신의 밝은 미래로 향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이기 때문에 작지만, 반짝 빛났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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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탕을 훔친 소녀가 경찰과 마트 주인의 용서로 따듯한 설을 보냈다.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설 하루 전인 18일 오후 6시 전북 익산 시내 한 마트에서 A(7)양이 사탕을 훔치다 주인에게 발각됐다.


A양은 훔친 사실을 부인했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A양의 할머니도 마트에 도착했다.


A양은 “사탕이 정말 먹고 싶어 훔쳤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어머니는 4년 전 잠을 자다 숨졌고 실직한 아버지는 직장을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A양은 1년 전 숨진 할아버지의 보험금으로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을 들은 마트 주인은 A양을 용서하며 “훈계의 뜻으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비슷한 또래의 딸을 키우는 처지에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마트 주인은 A양에게 종합 과자 선물세트를 선물했다.


출동한 경찰도 사과 한 박스와 유제품 세트를 전달하며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살자.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 달라”고 A양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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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극적 재구성] 실제 사건을 소설 형식으로 재구성 한 기사입니다. 따라서 기사에 등장하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재구성한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투톡톡] 아시아투데이 모바일 버전에서는 '기사의 극적 재구성'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m.asiatoday.co.kr/kn/atootalk.html?ap=1#2015.02.24   
 

아시아투데이 조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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