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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냐, 가계부채냐…기준금리 결정 앞둔 한은의 ‘선택’은?

디플레냐, 가계부채냐…기준금리 결정 앞둔 한은의 ‘선택’은?

기사승인 2015. 03.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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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지표 전방위 부진에 최 부총리 금리 인하 카드 힘받아
한은, 저금리 가계부채만 키운 꼴…
기준금리추이-아시아투데이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12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가운데 최 부총리가 압박 카드를 꺼내들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담뱃값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내수 경기가 예상보다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최 부총리의 발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진한 경기지표에 한은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면서도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우려로 인해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함께 소수의견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한은이 발표한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69억4000만달러로 35개월째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대비 10%, 16.9% 감소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 들었다. 한은은 “수출입이 크게 줄어든 것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며 “수출은 석유화학 제품을 제외하면 통관기준으로 6.6%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더 큰 ‘불황형 흑자’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수출입 감소에 이어 내수 소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5%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부터 2000원 오른 담뱃값의 물가 인상 효과(0.58%)가 없었다면 사실상 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4일 최 부총리는 “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큰 걱정”이라며 공식적인 우려를 나타냈다. 최 부총리의 발언에 일각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부가 금리 인하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달 1089조원까지 늘어난 가계부채 규모에 한은은 섣불리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대출 상환 상품을 내놓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하기는 부담스럽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 경기를 제약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본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달 금통위에서 소수 의견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후, 다음달께 한 차례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 급증이 부작용으로 따르겠지만 2분기 경기 지표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달 기준금리는 동결로 예상한다”면서도 “사실 최근 경제지표 등을 보면 이달 금리를 인하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때문에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2분기 경제지표 윤곽이 드러나면서 한은과 정부가 예상한 물가가 기대에 못미치면 인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4월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할 것 같다”며 “이달 금통위 회의에서는 소수 의견을 통해 (금리 인하)시그널을 주고 난 후 다음달 경제 전망 수정 진행과 함께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 경제지표가 워낙 안좋았고, 또 물가 상승률도 많이 개선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한 차례 금리 인하 정도가 합리적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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