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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외자 유치 통해 물류 인프라 맹주 야심 구체화

시진핑, 외자 유치 통해 물류 인프라 맹주 야심 구체화

기사승인 2015. 03. 3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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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오 포럼에서 강력하게 피력
중국은 그야말로 외화가 넘친다. 3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만 4조 달러를 바라본다.매년 들어오는 외국인 투자도 만만치 않다. 1000억 달러는 기본에 속한다. 배가 굉장히 부르다고 해도 좋다. 때문에 개혁, 개방 정책의 추진을 위해 대량의 외자를 필요로 했던 과거와는 처지가 완전히 다르다. 외자에 대한 절실함이 없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실제로도 이런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외국의 공룡 기업들에게 강력한 반독점법의 규제를 들이대는 당국의 행보가 우선 그렇다. 외자에 대한 특혜를 속속 철폐하는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해외 투자를 의미하는 대기업이나 정부 차원의 저우추취(走出去)가 유행하는 분위기까지 더할 겨우 중국이 과연 외자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유통 분야의 일부 다국적 기업들이 탈중국 엑소더스를 결행하고 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이런 자세를 잘 말해주지 않나 보인다.

외자유치
시진핑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보아오포럼 마지막 날 열린 중외기업가논단에서 중국은 여전히 외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제공=신화통신.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외자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이런 입장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직접적으로 피력했다. 그것도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가들이 운집한 보아오(博鰲)포럼에서 중국 정부를 대표해 약속이나 하듯 시원스럽게 장담했다.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30일 보도에 의하면 시 총서기 겸 주석이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보아오포럼 폐막일인 전날 열린 중외기업가논단에서였다. 논단의 모두 연설에서 “중국이 외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으나 이는 단면만 본 것이다.”라고 언급한 후 앞으로도 외국인 투자를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중국의 외자 이용 정책은 불변이다. 또 외자 투자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합법적 권익 제공, 투자 촉진을 위한 더욱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 정책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국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인 대중 투자에 나설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이 이처럼 외자 유치에 대해 이례적으로 적극 입장을 피력한 것은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바로 중국이 전 국력을 다 기울여 추진하는 글로벌 육상 및 해상 물류네트워크 연결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추진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의 능력만으로 추진하기는 버거운 엄청난 사업인 만큼 외자들의 도움을 십시일반 받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한마디로 외자 유치를 통해 미국에 버금가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 명실상부한 G2 국가로서의 위상을 갖추겠다는 야심이라고 보면 된다. 자국이 주도하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중국이 그토록 목을 매는 이유도 바로 이런 야심과 맥락을 같이 한다. 중국이 당분간 중후장대, 기술집약, 인프라 관련 산업 분야 외자의 투자를 계속 바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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