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1일 세월호 가족들이 지난 27일 입법예고한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 세월호 가족들과 만나 “시행령은 정부 결정 영역이지만 오늘 얘기를 들어보고 정부에 건의할 게 있으면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세월호 가족대표단과 만나 “진상조사와 관련한 시행령은 특별조사위의 기자회견이나 가족협의회 기자회견을 다 잘 읽어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세월호 이념 문제에 대해선 오늘 아침에도 얘기했지만 정부에 그동안 공식, 비공식적으로 여러 차례 촉구했고 (세월호 인양)기술적 검토가 이제 끝날 시점이 다 됐으니까 정부가 조속히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는 말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밖에 1주기 추모식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저희들도 의견이 좀 있어서 정부에 계속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으론 다른 의원도 마찬가지겠지만 작년 4월 저희가 국회 본회의를 열고 있는 날 사고소식을 처음 접한 후 개인적으로 혼자 많은 눈물을 흘렸다”며 “오늘 말씀을 충분히 들어보고 저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생각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전명선 4·16세월호가족협의회 대표는 유 원내대표에게 가족대표단 요구를 담은 서한을 전달한 뒤 면담 요청을 받아줘 감사하다면서 두 가지 부분을 강조했다.
전 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의견 수렴도 충분한 절차와 시간, 논의 기한 자체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특별법을 능가하는 시행령을 만들어 관계부처가 조사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국회 파견 공무원으로 다 조율하게끔 한 내용”이라고 내용상 문제점을 지적했다.
참석한 가족대표단은 전날 광화문 기자회견 후 행진 도중 경찰과의 충돌로 입술이 터져 발언이 힘들어 보였다. 전날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가족대표단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다 경찰의 저지로 충돌, 이 과정에서 단원고 희생 학생의 한 부모가 머리를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