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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핵협상에 등돌리는 사우디...타결되면 중동 충돌가능성 고조

미-이란 핵협상에 등돌리는 사우디...타결되면 중동 충돌가능성 고조

기사승인 2015. 03. 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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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로 마감시한이 임박한 미국 주도의 서방과 이란의 핵 협상이 이미 중동내 지정학적 역학관계를 바꾸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과 대화하자, 협상을 맹렬히 비난한 사우디 아라비아가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아랍전문가와 외교관들은 이란과의 핵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되더라도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낮아진 핵위협 수위는 중동에서의 충돌가능성 고조란 또다른 리스크를 안고 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중동내 이란의 최대 라이벌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 왕정국가 동맹은 이를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사우디가 최근 미 정부에 이라크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IS에 대항해 싸우는 시아파 반군의 입지가 커지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NYT는 사안에 정통한 아랍측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내전이 지속되는 시리아 역시 마찬가지 구도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도 시아파 계열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이란은 시리아 정부군에 동조하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지원하고 있다.

NYT는 또한 사우디의 대대적 지원을 받는 이집트가 이라크·시리아내 이란의 영향력에 대항하려는 사우디의 계획을 지지하고 있으며 또다른 사우디 수혜국인 파키스탄은 핵폭탄 개발 계획을 강화하고 전했다.

사우디 주도의 아랍권 동맹군이 이날로 이미 5일째 정부군과 반군이 내전중인 예멘에서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반군 후티에 공습을 가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지난 29일 ‘아랍연합군’을 창설해 중동지역 갈등에 개입하기로 결정했으며 후티 반군을 소탕할 때까지 공습을 멈추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빌 파흐미 이집트 외교관이자 전 외무장관은 “이란이 물러서지 않는 한 중동 내에서 지정학적 긴장고조와 아랍권의 더 직접적인 반응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핑턴포스트는 “미국의 중동내 움직임은 전략적 실패를 겪는 중”이며 미국의 대이란 전략은 중동국가들의 압박하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예멘에서의 전쟁은 시아파(이란) 대 수니파(사우디)간의 대립이기도 하지만 중동에서의 더 큰 게임은 이란 핵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 외 나머지 중동국가간의 대립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정책은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중동내에서 미국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사우디, 이집트, 터키 등이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진 이스라엘을 보며 다음 차례는 자신들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 핵협상 절대 반대를 외쳐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도 “예멘 내 시아파 반군의 세력확장의 배후에는 중동 전체를 정복하려는 이란이 있다”고 지목하면서 “협상 타결은 (예멘에서) 이란의 공세에 대한 보상이라는 메시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국제 싱크탱크 유라시아리뷰는 이날 “사우디와 이집트, 이스라엘 등이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힘을 잃었으며 기존의 동맹들을 버리고 이란과 핵협상을 한다고 여긴다”고 전하며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내 동맹국들에게 핵협상이 더 큰 거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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