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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칼럼] 이유 있는 중 사드 반대, 정 부득이하면 설득해야

[여의도 칼럼] 이유 있는 중 사드 반대, 정 부득이하면 설득해야

기사승인 2015. 04. 1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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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필요
현 정부 들어와 상당히 좋아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그동안 쌓아놓은 상호 신뢰에 치명타가 될 상황이 전개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 같다. 한 번도 실전에 사용된 적이 없는 실체 모호한 미국의 이른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계획 탓이다. 중국은 절대 불가의 입장,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기 있기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어질 상황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ICBM
중국의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의 훈련 장면. 중국은 미국의 사드가 이런 자국의 미사일을 목표로 있다고 보는 듯하다./제공=졔팡쥔바오(解放軍報).
당연히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의 강경한 자세는 기분 나쁠 수 있다. 내정 간섭으로 봐도 크게 과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사태 때 미국이 자국의 코앞에 소련의 핵탄두를 배치하려 한다고 펄펄 뛰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무엇보다 그렇다고 해도 좋다.

더구나 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최근 보도를 보면 중국의 주장이 괜한 호들갑에 생떼는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보다는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더 최적화된 미사일방어(MD)체계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드의 최적 요격 높이가 한반도 지형에서는 현실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150Km, 사드의 핵심인 엑스(X)밴드 레이더의 탐지 반경이 2000Km 가까이 된다는 사실이 단적으로 잘 말해준다. 솔직히 중국으로서는 사드가 북한이 아닌 자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또 한국이 안보 방면에서는 미국과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이익은 중국을 통해 올리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한마디로 자오타량촨(脚塔兩船), 다시 말해 양다리를 걸친다고 보지 않나 싶다. 매년 한국과의 교역에서 수백 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는 완전히 틀린 논리도 아니다.

한국에게 중국은 미국 만큼이나 중요하다. 반면 중국에게 한국은 원 오브 뎀(여럿 중 하나)의 국가에 지나지 않는다. 안타깝기는 하나 그게 현실이다. 굳이 갑을 관계를 따지자면 한국이 을이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 곤란하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것은 역시 배치의 필요성이 아예 사라지는 상황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럴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언제인가는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이와 관련해서는 양다리가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또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이 나름 상당히 가치 있어 보이는 차선책이기는 하나 최선의 선택도 아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의 지혜는 나올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없지도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북한 핵 위협을 막지 못하는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공을 넘기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사드가 주한 미군용으로 한국이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고충을 진지하게 설명하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설득 과정을 통한다면 설사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중국과의 갈등은 최소화가 가능하다. 말할 것도 없이 한국이 주권국가답게 미국에 노!라고 말하는 것은 더욱 소망스러운 선택이다. 사드 문제로 한중 간의 관계가 묘하게 돌아가는 분위기이기는 하나 전혀 해결책이 없는 것은 분명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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