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 인양 어떻게 해야 하나?

[세월호 참사 1주기 전문가 진단] 크레인, 공기주입 자체 부양, 크레인+공기주입 절충안 가능성…성공 가능성, 가족 만족성·용납성 '절충안 가장 현실적'…가족·국민 동의 땐 '메모리얼 파크' 대안

국내 최고의 해상 재난 전문가인 정운채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SSU)은 15일 세월호 선체 인양과 관련해 “지금은 실종자 가족들을 설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통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만일 불가피하게 세월호 인양을 결심한다면 국가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맺고 크레인과 공기주입 자체 부양 절충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조준원 기자 wizard333@

세월호 참사 1주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세월호 선체 인양을 둘러싸고 가능성과 대안, 인양 방안에 대한 사회적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해상 재난 전문가인 정운채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60·해사 33기·SSU)을 15일 만나 선체 인양 가능성과 대안, 방안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세월호 선체 인양 가능성과 대안은?
“정무적 판단을 배제한 순수한 기술적 부분에 관한 사견을 전제로 분석하고 판단한 내용이다. 수단 방법을 불문하고 선체를 절단하거나 거꾸로 인양 등 단순히 어떤 형태로든 인양 가능성을 묻는다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들이 원하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온전한 방법의 인양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단순한 인양마저도 결코 성공을 장담 할 수 없는 많은 비용과 희생을 각오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대안을 찾는다면 가족과 국민이 동의 한다면 해상 무덤이나 기념비적인 유적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개인적으로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하와이의 메모리얼 아리조나처럼 조성하는 방안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지금 세월호 인양을 둘러싸고 수많은 이견이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금까지 경험 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의 전문 지식과 학식,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진단 하느냐에 따라 방안과 성공 확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건국 이래 최대 해난 사고이며 최악의 작전 환경이며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다. 따라서 인양의 전제 조건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선체 인양 전제 조건이란?
“첫째, 성공 가능성이다. 가족과 국민이 기대하는 온전한 인양은 성공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 판단이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지만 검증되지 않았다는점, 현실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것이 불안 요소이며 만약 실패 때 그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전문가라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사항이다. 둘째, 인양 과정에서 치러야 할 유·무형의 희생이다. 특히 잠수사의 위험은 극에 달할 것이며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재산상의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셋째, 많은 시간과 경비의 지출이다. 그 누구도 감히 시간과 경비를 함부로 예단할 수가 없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함부로 예산과 기간을 예단할 수 없는 것은 검증된 것이 없고 경험이 없기에 인양과정에서 많은 변수와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호 인양의 전제 조건을 감안한 인양 방안을 찾는다면?
“첫째, 전통적이면서 다소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크레인 인양 방안이다. 이론적으로 수심이 깊고 대형 선박의 인양에는 부적합한 방안이다. 악조건의 수중에서 모든 인양의 핵심 수중 작업인 잠수사가 체인을 결색하는 작업으로 위험 요소가 많다. 국내 크레인 용량의 한계로 2대 이상의 크레인 사용 때는 위험부담이 가중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선체 절단 분해 인양이 가능하지만 가족과 국민 정서에 배치된다.

둘째, 침몰 선박에 부력을 형성 한 후에 자연 부상 시키는 방안이다. 이론적으로 가장 보편적이며 기술적인 방법이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불가능하며 급부상과 불균형의 위험이 내재돼 있다. 국내 전문가와 전문 업체·장비 제한으로 비용 산출이 불가능하다.

셋째, 크레인 인양의 첫째 방안과 자체 부력 인양의 둘째 방안의 절충안이다. 각 방안의 장단점을 보완해 용납성과 가능성을 만족시킬 수 있다. 침몰 선체에 공기를 주입하고 빈 격실에 폼 분사를 통해 자체 부력을 형성한다. 선체 중량을 줄여 크레인을 이용해 선체를 바로 세워 수면까지 인양해 이동하는 방안이다. 부력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고 음성부력 형성시기 판단이 불가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 주입 방법에 추가해 에어 리프트 백(Air Liftbag)이나 폼 분사기 보조 수단을 병행할 수 있다. 음성부력 시점에 대한 기술 검토와 사전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타 방안으로는 스트랜드 잭을 이용한 인양 방안을 추후 검토할 수 있다.”

-세월호 현장과 이론적 방안을 모두 검토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크레인 인양은 기간이 오래 걸리고 경비가 많이 들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 공기주입 자체 부양 방안은 상대적으로 기간과 경비가 적게 들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는다. 크레인과 공기주입 부양 절충 방안은 경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작전 수행의 적합성과 성공 가능성, 가족 요구 사항의 만족성과 용납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지금은 실종자 가족들을 설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통해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불가피하게 세월호 인양을 결심한다면 국가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계약을 맺고 크레인과 공기주입 자체 부양 절충 방안으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