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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차이나타운’ 김혜수, “극중 비인간적인 치열한 삶···우리네 현실이라 생각”

[인터뷰]‘차이나타운’ 김혜수, “극중 비인간적인 치열한 삶···우리네 현실이라 생각”

기사승인 2015. 04. 2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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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느와르 매력에 출연 결정
주근깨·뱃살 등, 망가지는 내면 표현
"배우는 역할에 부합할 때 가장 이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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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역시 김혜수”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충무로 독보적인 여배우 김혜수가 영화 ‘차이나타운’을 통해 컴백했다.

남성 중심 영화의 홍수 속에서 김혜수의 행보는 영화인들을 비롯해 관객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번 작품은 특히 그러하다. 그는 ‘차이나타운’에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김혜수가 아니면 해낼 수 없다. 역시 김혜수”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차이나타운’은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져 차이나타운에서 자라난 아이(김고은)와 그 소녀가 엄마라고 부르는 대부(김혜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혜수는 초반 ‘차이나타운’ 출연 제의를 거부했었다. 영화가 주는 정서적인 측면이 강해 ‘감당하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지만 기존 작품과는 다른 매력이 있어 선택하게 됐다. 여성 캐릭터가 주체로 나선다는 점 또한 출연을 결정하는데 한 몫을 했다.

“역시 시나리오가 매력적이었죠.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여성캐릭터를 내세웠다는 것도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 우리 같은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잘해냈기 때문에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감독에게) 고마워요. 우리처럼 새롭고 강렬한 여성캐릭터가 수적으로 많아지길 바라는 건 비현실적이지만, 그래도 기능적인 데만 머물지 않게 하고 캐릭터로서 논할 수 있을만한 역할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김혜수는 극중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조직을 일구고 차이나타운에 군림하는 조직의 보스 엄마 역을 맡았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일을 처리할 때는 한치의 망설임이나 감정의 동요도 없는 인물이다. 엄마가 이끄는 조직은 삶의 행복을 추구하기 보다는 생존하는 게 삶의 목적인 사람들이다. 김혜수는 이들에게 공감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엄마 캐릭터는 사실 비인간적이고 극단적이고 영화적으로 완성된 캐릭터에요.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나서 ‘이게 가능해?’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로 이런 삶도 있을 것 같았어요. 어디선가 있을 듯한, 마치 지금도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져가고 싶었어요. 캐릭터가 영화적이기도 하지만 아주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것들도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 그런 지점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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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김혜수는 이번 작품에서 외적인 변신도 감행했다.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의상부터 메이크업까지 그 어느 영화보다 세심하게 준비했다. 하얗게 세어버린 거친 머리카락과 주근깨 가득한 피부, 두둑한 뱃살 등으로 엄마 캐릭터를 표현했다.

“배우는 역할에 맞는 것을 잘 찾아내서 그 역할에 부합할 때가 이상적인 게 아닐까 싶어요. 김혜수가 얼마나 예쁜가는 다른 문제죠. 엄마는 인간이지만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처럼 살아온 사람으로서 성별 자체에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았어요. 삶이 그대로 그러나는 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절대자이기 때문에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부적으로 망가지고 무너진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이런 외형을 만들게 됐습니다.”

김혜수는 영화에서 김고은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김혜수는 인터뷰에서 김고은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에 함께한 고경표 엄태구 박보검 등 후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를 응원하는 등 남다른 후배 사랑을 보여줬다.

“후배건 선배건 마음을 울리는 자극을 주는 사람이 늘 있는 것 같아요. 김고은은 직접 연기를 했을 때 기운이 좋았어요. 경험치에 비해 잘 갖춰있고 많은 것들이 다 발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성도 있는 친구죠. 고경표 등 남자배우랑 호흡을 맞출 때도 쾌감이 있었어요. 특히 고경표와 클럽신을 촬영할 때는 ‘와 잘한다’ 싶었죠. 연기에 대한 열망이 느껴지고, 연기자로서 그걸 제대로 발산할 줄 아니까. 그 연기를 받는데 정말 좋더라고요.”

김혜수는 그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섹시스타’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작품에서 여성미가 부각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여성팬들로 하여금 ‘워너비스타’로 꼽혀왔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직업이 연예인이다보니까 좋은 쪽으로 포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잘 꾸며놓으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거고, 집에서 세수만 하고 나오면 깜짝 놀랄 수도 있는 거고.(웃음) 섹시스타로서의 노력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죠. 제가 힘들 때 한 친구가 ‘배우는 다 해야 하는 거야’라는 조언을 해줬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최선을 다하긴 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순간에는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더 뭔가가 남아있다면 그것도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다고 완벽주의자는 아니에요. 실수도 많이 하죠.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요? 부럽긴 한데(웃음), 이게 자연스러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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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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