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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배구조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배구조는?

기사승인 2015. 05. 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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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전격 합병 결의를 한 것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부회장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이 0.57%에 불과해 그간 지배구조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23.23%)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2대 주주(4.06%)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를 직접 관할하는 주주인 만큼 합병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은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시세대로라면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6.5%를 갖게 된다.

이와 함께 향후 주식 맞교환 방식 등을 통해 5~6조원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또는 증여세에 대한 부담도 덜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재계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취약하다고 평가돼온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 지분 확보를 위한 시간과 비용을 줄인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3.38%) 취득 등을 비롯해 6조원 정도로 예상되는 상속세 부담도 덜게 됐다. 제일모직이 이번 합병으로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외에도 삼성SDS 지분(17.1%)도 거두게 됐기 때문이다.

향후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11.3%)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등을 맞교환한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SDS 주식을 매각, 현금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사기 보다 주식 교환 방식을 채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이 승계 재원이 될 거란 관측을 내고 있다.

제일모직이 지난해 말 상장되면서 삼성물산과의 합병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제일모직의 주가가 올해 들어 상승세를 그린 점도 합병에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제일 모직의 주식 가치가 높을수록 합병시 삼성물산의 주식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 비율은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이며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주식 ‘1’의 가치를 100로 잡았을 때, 가치가 200으로 오르면 삼성물산의 주식 2배(70주)를 가져가는 식이다.

이번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경영권 승계 시점도 올해 말에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삼성이 공식적으로 ‘당장’ 승계 마무리는 하지 않을 것이란 밝혔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 유고 후 사실상 총수로서 활동하는 만큼 연내 승계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에서다. 이 부회장이 ‘후계자’ 타이틀로 의사 결정과 대외 활동을 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망이 나왔지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단기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선택이라고 삼성에서 진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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