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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백수오 파문, 식품안전 돌아보는 계기 돼야

[기자의눈] 백수오 파문, 식품안전 돌아보는 계기 돼야

기사승인 2015. 05.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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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5
잊을 만하면 터지는 식품안전사고가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에서 제대로 터졌다. 식품안전 당국이 전수조사한 결과, 시중 유통된 백수오 제품 중 5% 만이 ‘진짜’라니 충격적이다.

경기침체에도 불구, 건기식은 웰빙·건강 열풍을 타고 최근 수년 새 성장세가 뚜렷했다. 2009년 1조1600억원에서 2013년 1조 8000억원으로 시장이 커졌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을 포함하면 시장 규모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가짜 백수오 파문이 일기 전까지, 백수오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갱년기 여성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건기식 업체들은 백수오 함유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고 홈쇼핑은 제품 팔기에 바빴다. 100억원이던 생산규모가 1년 새 700억원으로 7배 급증했다. 이 같은 백수오 인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상당 부분 담보했음이다.

하지만 백수오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제조업자의 실종된 기업윤리’와 ‘못 믿을 식약처’로 요약할 수 있다. 건강해지려고 먹고 사용했던 백수오가 실은 건강을 해쳤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소비자는 심한 배신감을 느낄 법하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여러 차례 식품안전 사고를 겪어 왔다. ‘공업용 우지 라면 사건’, ‘멜라민 분유 수출 파문’, ‘중국산 멜라민 과자 파동’ 등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이것이 나름 식품안전을 강화하는 ‘약이 됐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번 백수오 사태는 이 같은 믿음이 아직은 헛된 것임을 확인시켰다. 여전히 식품안전 당국의 규제·감독 시스템은 허술했고, 업자에게서 선진적 기업윤리와 무한 책임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만 일깨웠다.

백수오 파문은 건기식 불신에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선량한 업체의 피해가 우려되고, 국민건강이 염려된다. 우리 사회 식품안전이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 지금, 제조·판매업체와 식품안전 당국이 나아갈 길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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