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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함께’ 살아가는 예술인들의 보금자리 ‘막쿱’

[르포] ‘함께’ 살아가는 예술인들의 보금자리 ‘막쿱’

기사승인 2015. 06. 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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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조성, 전세비 저렴·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조합원이 주택관리·운영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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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중구 만리동 예술인협동조합형 공공주택 전경/제공=막쿱
서울시 중구 만리동 환일고 옆 비탈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언덕 위에 우뚝 솟은 흰 건물이 눈에 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형 공공주택’이다.

‘막쿱((Mallidong Artists Cooperative)’이라고도 불리는 이 예술인 공동체는 서울시 SH공사가 서울 예술인들을 위해 시 상수도사업본부 관사 부지에 조성한 임대주택이다. 총 29가구로 지난달 말 입주가 마무리됐고, 조합원들이 주택관리와 공동체 운영 등을 맡고 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미술·연극·문학·영화·음악 등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이 조합원으로 모인 덕분에 공동주택의 운영에 대한 시각도 다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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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동 예술인협동조합형 공공주택./제공=막쿱
지난 5일 만난 이은서 막쿰 홍보이사는 “공용공간에 놓을 의자 하나를 고를 때도 조합원들의 개성과 취향이 드러나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서 “조합원들이 공동주택 설계 때부터 참여했기 때문에 이 곳에 대한 애정도 깊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들은 작업실·전시·토론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용공간 설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이 이사는 “설계할 때부터 공용공간은 전시·작업공간으로 쓸 수 있는 동시에, 모든 이에게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는 조합원 간의 합의가 있었다”면서 “이 공간은 그런 고민들이 많이 담긴 곳이다”고 설명했다.

막쿱은 단순한 주거공간 공유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의 예술 활동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해 이들의 문화생활을 돕고 함께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 조합원들의 재능을 활용해 조합 운영을 위한 수익사업을 만드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마친 상태로 아직까지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조합 운영 밑그림을 그려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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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쿱의 ‘만리재로 27길 오프닝쇼’ 행사 모습./제공=막쿱
지난달 30일 집들이의 일환으로 연 ‘만리재로 27길 오프닝쇼’는 이런 조합의 운영 계획을 엿 볼 수 있는 행사였다. 조합원들이 직접 참여한 음악 공연·그림 전시회·영화 상영 등이 펼쳐져 지역민들의 호응이 높았다.

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막쿱에 둥지를 튼 조합원들은 공동체 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크다. 이 곳 입주자들은 저렴한 전세비(24㎡ 원룸 전세가 3500만원)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선택받은 예술가’들이기 때문이다.

이은서 막쿰 이사는 “좋은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주변 예술인들이 많이 부러워한다”면서 “우리가 이 조합을 잘 꾸려나가야 제2·제3의 막쿱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사명감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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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공간을 직접 꾸미는 조합원들. /제공=막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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