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지진 사망자 11명으로 늘어…50대 초 한국인 부부 한때 고립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사바주 키나발루산에서 5일(현지시간)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만에 11명으로 증가했다.

50대 초반 한국인 부부 관광객도 한때 산에 고립됐다가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시디 만준 보르네오 섬 사바주 관광장관은 6일 “정오까지 시신 11구를 발견했으며 8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싱가포르에서 온 12살짜리 소녀와 현지 산악 가이드(30)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9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부터 18시간 동안 산에 고립되야 했던 등반객 137명을 이날 오전 구조했다.

로이터통신은 말레이시아인 117명, 싱가포르인 38명, 미국인 5명, 네덜란드인 4명, 영국인 3명, 프랑스인과 호주인 각각 2명 등 16개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산에 고립돼 있다고 현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고립된 관광객들에는 한국, 벨기에, 태국, 필리핀, 카자흐스탄, 인도, 뉴질랜드, 덴마크, 중국 출신도 포함돼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말레이시아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50대 초반 한국인 부부 관광객이 산에 고립됐다가 현지시간 어젯밤 11시30분께 무사히 구조돼 오늘(6일) 밤 귀국길에 오를 것이라고 현지 가이드에게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당국은 기상악화로 시신 인도와 구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날 발생한 규모 5.9의 지진으로 해발 4095ｍ의 키나발루산에서는 산사태가 이어지고 거대 화강암 바위가 굴러 떨어지기도 했다.

마시디 장관은 손상된 등반로와 숙박시설 등을 수리하기 위해 이날부터 최소 3주 동안 키나발루산 등반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말레이시아에서 최근 수십 년 동안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 중 하나로, 사바주 곳곳에서 창문이 깨지고 벽이 갈라졌다. 주도인 코타키나발루 인근에서는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