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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디폴트 빠진 그리스...메르켈 vs 치프라스, 승리자는 메르켈?

결국 디폴트 빠진 그리스...메르켈 vs 치프라스, 승리자는 메르켈?

기사승인 2015. 07. 0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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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수천명의 그리스 시민들이 오는 5일 시행되는 국민투표에서 긴축재정안에 찬성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출처=/신화통신
그리스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국제 채권단과의 막판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그리스는 이날 오후 유럽안정화기구(ESM)에 2년간 국가채무 상환용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기술적 디폴트’를 막기 위해 기존 구제금융을 단기간 연장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연장안을 거부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성명을 내고 2012년 2월부터 시작한 그리스의 재정지원 프로그램(2차 구제금융)이 이날 자정(중부유럽시간)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EFSF의 분할 지원금 18억 유로는 지원하지 못하며 그리스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109억 유로 규모의 지원도 취소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독일과 그리스의 결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승리했다고 보도하며, 그리스 사태의 장본인으로 메르켈 총리를 비난하는 비평가들이 있지만 여전히 유럽의 지도자들은 그녀의 뒤에 줄지어 서있다고 묘사했다.

그리스를 상대로 진행중인 독일 주도의 구제금융과 관련 메르켈 총리는 냉혹한 예산삭감과 고통스런 구조개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새로운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권이 그리스에 들어서면서 신임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이에 맹공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국 이는 채권단 수용을 거부하며 안건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는 예측치 못한 결과를 불러와 오는 5일 그리스는 자국의 미래를 대 선거에 또 한번 맡기는 운명을 받아들여한다.

그러나 이러한 메르켈 총리의 냉혹함에도 여전히 유럽은 자신들의 경제 강국의 재력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는 바로 독일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동안 메르켈 총리의 완고한 긴축재정안을 장기간 비평해왔던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경우, 이번 그리스 사태에 있어서는 메르켈 총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그리스 비극에 대해 독일을 비난하는 여론과 관련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편리한 알리바이”라고 일축했으며, 지난주 그리스에 제안했던 협상안에 대해서도 “메르켈 총리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정말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치프라스 총리처럼 좌파 성향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또한 독일의 의견에 일치하며 그리스가 긴축재정을 거부하지 말고 유로화를 유지해야 한다 요구했다.

하지만 치프라스 총리를 비판하는 국가들이 단지 독일 편에 선 국가들만은 아니다. 고통스런 삭감을 견디며 서서히 재정 블랙홀에서 벗어나고 있는 스페인과 포르투칼도 마찬가지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그리스 최악의 뱅크런 사태와 은행 영업중단에 대해 “당신들은 틀렸다. 극단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무런 결과를 내지못한다”며 경고성 멘트를 던지기도 했다.

유럽 정상들 대부분은 그러나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긴 하지만 설사 그리스 사태가 더 악화된다 하더라도 메르켈 총리를 비난할 유럽의 정상들은 없다. 여론도 메르켈 총리에 우호적이다. 최근 독일 ZDF TV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가 그리스가 유로에 남길 바란다고 답했으며 51%는 떠나길 원한다고 대답했다.

디폴트가 현실화된 그리스에 현재 남은 문제는 유로존 탈퇴 여부로, 독일외교협회의 줄리안 라폴드 유럽연합(EU) 전문가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곧 독일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EU의 과거 정책들을 의미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메르켈 총리의 무시할 수 없는 유럽내 영향력을 시사했다.

그리스 붕괴는 또 유럽연합을 경제와 정치 동맹에 있어 더 긴밀한 연합체로 만들려는 메르켈 총리의 프로젝트와도 무관치 않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탄자 보르젤 정치학자는 2017년 안으로 시행될 전망인 영국의 EU 탈퇴 투표와 이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메르켈 총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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