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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불황에 에쓰오일만 나홀로 ‘대규모 투자’ 배경은?

정유업계 불황에 에쓰오일만 나홀로 ‘대규모 투자’ 배경은?

기사승인 2015. 07.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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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소극적인 투자 벌이며 사업 구상해
모기업 '아람코' 동력… 2017년까지 5조원 규모
업황 개선 가시화되며 프로젝트 추진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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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국내 정유업계에서 나홀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모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투자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다 업황이 개선되면서 투자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유4사 중 가장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연말까지 약 6000억원, 2017년까지 3년여간 총 약 5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됐다.

저가의 잔사유를 고부가가치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은 현재 이사회의 최종 투자 승인을 위해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또 공장의 운영비용 감축 등을 위해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온산공장 시설개선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결정해 추진 중이다. 예상 투자기간은 2017년 5월까지이며 투자금액은 2280억원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3년여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시설투자를 해 왔다. 2011년 1조3000억원을 들여 온산 PX공장 프로젝트를 마친 이후 2012년부터는 새로운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가 이제야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 기간동안 시설투자비용은 1조5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현재 저유가 안정화에 따라 정제마진이 좋아지며 2분기 정유업계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에쓰오일 사업에 들어간 투자비는 차입과 업황 개선으로 증가한 수익금으로 나눠 조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적자를 봤던 에쓰오일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는 모기업 ‘아람코’를 꼽는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는 올 초 한진으로부터 에쓰오일 지분 전량(28.41%)을 사들이며 63.41%의 대주주가 됐다. 아람코는 연간 원유 34억 배럴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실제로 아람코가 지배력을 늘린 이후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에쓰오일에 대한 아람코의 강력한 지원의지를 확인 했다는 분석이다.

아람코는 저유가로 정유업계가 시름하고 있던 지난 3분기부터 원유 판매가격(OSP)를 잇따라 낮추면서 에쓰오일 실적 개선에도 도움을 준 바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원유의 95% 이상을 아람코를 통해 수입해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은 지난 수년간 상대적으로 신중한 투자를 보여왔고 이제 구상했던 투자를 진행할 때가 된 것”이라며 “다만 최근 공격적인 투자활동의 배경에는 지분 매입으로 지배력을 늘린 아람코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다른 정유3사의 투자 현황 및 계획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태다. GS칼텍스의 경우 4개사 중 유일하게 신규 투자계획이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아직 구체적 계획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6월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소하며 500억원 규모의 바이오부탄올 산업에 대한 하반기 신규 투자의견을 밝힌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신규 투자는 없지만 지난해부터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혼합자일렌(MX)제조공장이 내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정유업계 맏형 SK이노베이션 역시 예전부터 진행 중인 서산 배터리공장의 2차라인 증설이 7~8월 중 완료되는 것을 제외하곤 별도 시설투자 계획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정유사들이 수년간 큰 사업을 많이 벌인 상황에서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본 이후 신규 시설투자에는 다소 위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울산 파라자일렌(PX) 프로젝트, 우한 나프타분해공장(NCC) 등에 약 6조원의 설비투자를 하며 외형 확대에 집중해 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규모 공사를 대부분 완료한 상황이라서 올해 투자는 크게 없을 예정”이라며 “대신 최근 3년간의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이젠 빛을 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역시 약 10여년간 고도화설비 투자 등에 10조원 이상을 쏟아부었고 현대오일뱅크 역시 빠르게 고도화비율을 늘려 업계 1위 수준까지 끌어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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