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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립고 교사들, 상습 성범죄 들통…‘쉬쉬’한 학교가 화 키웠다

서울 공립고 교사들, 상습 성범죄 들통…‘쉬쉬’한 학교가 화 키웠다

기사승인 2015. 07. 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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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립고 교사, 지난해부터 잇따라 성범죄 저질러
은폐 '급급'한 학교, 화 키워…교육 당국에 보고도 안해
성추행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의 남자 교사들이 동료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 범죄를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가 성 범죄의 온상으로 떠오른 데에는 해당 학교가 이 사실을 상급기관인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발생한 성 범죄의 가해 남자 교사들은 현재까지 모두 4명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명의 교사는 서울교육청이 지난 20~22일 학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름이 나와 조사 중에 있다. 지금까지 구체적인 혐의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이 학교의 성 범죄 사건이 알려진 것은 이 학교 여고사가 지난 14일 성추행을 당한 여학생이 특별활동 시간에 미술실에서 50대 남자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에 신고하면서다.

A씨는 피해 여학생뿐 아니라 다수의 여학생과 동료 여교사들을 상대로 1년 이상 지속적인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

A 교사는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해 학생들의 고충을 상담하고 처리해 주는 교내 성폭력고충처리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해 왔다. 그러나 A 교사는 도리어 여교사와 여학생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아 충격을 더하고 있다.

B 교사는 수업시간에 수시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일부 여학생들에게 ‘황진이’ ‘춘향이’ 등의 별명을 지어주며 자신의 성적 상상을 늘어놓는 등 지속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

또 B 교사는 동료 교사들을 상대로 교무실과 복도 등지에서 몸을 만지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B교사는 형사고발된 뒤 지난 22일 직위해제된 상태다.

이처럼 학교 내에서 남자 교사들이 거리낌 없이 연쇄적인 성 범죄를 저지른 데에는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가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학교의 교장이 상급기관인 서부지원교육청과 서울교육청에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현재 학교 내에서 성 범죄가 발생하면 반드시 교육당국에 보고를 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이 학교는 이를 어기고 교사들의 성 범죄에 대해 수수방관한 것이다.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교인 만큼 교육청에 보고할 경우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해서다.

이 학교에서 성 범죄가 일어난 것은 지난해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식자리에서 남자 교사 C 교사가 동료 여교사의 몸을 더듬는 등 추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교장은 1년 동안이나 C 교사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다가 올해 3월에서야 다른 학교로 전출 조치를 했다.

또 다른 D 교사도 지난 2월 다수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했으나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았다. 성 범죄를 저지른 교사가 아무런 제재 없이 버젓이 학교에서 수업을 한 것이다.

지난해 2월 50대 남자 교사가 20대 동료 여교사를 성추행 했을 당시 교육당국에 보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교사의 성 범죄는 반드시 교육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해당 학교가 일부 보고를 누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사건이 신고된 직후 해당 학교에 감사팀을 급파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으며, 부실 대응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서울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감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중순께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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