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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알래스카의 여름’ 끝났나… 하반기 불황 예고

정유업계, ‘알래스카의 여름’ 끝났나… 하반기 불황 예고

기사승인 2015. 08.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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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이익지표 ‘정제마진’ 급락세
미국 석유공급 늘며 국제유가 하락 부추겨
두바이유가-추이
상반기 정유사들의 고공행진을 견인했던 정제마진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하반기 업계의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 긴 불황 속 반짝 호황을 뜻하는 ‘알래스카의 여름’이 2분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시장에서 정유기업들의 평균 단순정제마진은 배럴당 0.19달러로 지난 1월 2.65달러 대비 약 92.8% 감소했다. 복합정제마진은 5.75달러로 지난 1월 7.21달러 대비 20.2% 줄었다.

단순정제마진은 원유를 1차로 정제한 석유제품을 판매했을 때 남는 이익이고 복합정제마진은 고도화설비를 거친 2차 정제제품의 판매이익으로 이들 수치가 높을수록 정유사의 이익이 늘어난다. 정유기업의 이익을 파악하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즉 원유 1배럴을 정제해서 석유제품으로 그대로 팔면 0.19달러, 2차과정을 거쳐 판매시 5.75달러가 남는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이미 정제마진이 꺾이는 추이를 예상해 2분기 큰 폭의 턴어라운드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게 정제마진 악화의 근본적인 이유다. 국내 정유사들의 수입량이 가장 많은 두바이유의 경우 3일 기준 배럴당 51.11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3년 평균인 105.25달러, 지난해 평균인 96.56 달러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제유가 하락 시 정유사들은 기름을 상대적으로 비싸게 사들여 더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지난해 4분기 정유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본 이유 중 하나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대표도 지난 1분기 호실적을 ‘알래스카 여름’에 비유하며 ‘불황 속 잠깐 찾아오는 호황’일 수 있다고 주변의 낙관론을 경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석유 생산량이 5월 이후 늘어나면서 국제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유가 급락에 따라 글로벌 오일 업체들의 정유 설비 증설도 상당부분 연기됐기 때문에 추후 정유사들의 설비 가동률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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