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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최고위급 회담 ‘17시간 기싸움’ 전망은?

남북 최고위급 회담 ‘17시간 기싸움’ 전망은?

기사승인 2015. 08. 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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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권' 부여 받은 4인 막판 합의 치열한 신경전...남측, 북측 진정성 있는 도발 방지책과 사과, 다짐이 핵심...북측, 대북 방송·대북전단 살포 중단이 관건...합의 도달 수준과 합의문 문구 '막판 변수'
악수하는 남북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오른쪽 첫째)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둘째),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왼쪽 첫째), 김양건 노동당 비서(둘째)가 22일 오후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비공개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통일부 제공
남북 간 최고위급 판문점 회담이 23일 오후 3시30분께 재개돼 17시간 가까이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한 치열한 막판 기싸움 벌이고 있다.

남북 최고위급 회담에는 남측에서는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에서는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하고 있다.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전권’을 부여 받은 남과 북의 최고위급이어서 지난 22~23일 무박 2일 10시간 가까운 회담에 이어 또다시 남북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막판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이번 회담의 가장 큰 쟁점은 결국 북한 도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재발 방지 약속과 사과 문구를 합의문에 담을 수 있냐가 남측으로는 가장 큰 관건이다. 이와 더불어 남북 간 인도적 현안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올해 안에 어느 정도까지 접근을 보느냐가 관건이다.

북한으로는 지난 20일 서부전선 도발의 직접적 이유가 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함께 대북전단(삐라) 살포에 대한 남측의 책임있는 답변을 합의문에 넣고자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다음달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카드’를 갖고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남측의 어느 정도의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남북 최고위급이 전권을 위임 받고 남북 정상의 내부 의견까지 조율하는 한 차례 과정까지 밟은 이상 어떤 식으로든 합의에는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합의 수준과 수위가 어느 정도가 되느냐를 놓고 남과 북이 치열한 막판 합의문 문구 작업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일각에서는 미래 지향적인 다소 전향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민감’한 부분은 서로 양보하는 선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1차적으로 누그러 뜨리는 수준에서 합의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북한이 ‘앞으로는’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을 열면서도 ‘뒤로는’ 잠수함 50여 척을 대거 실기동하고 사격준비 포병 전력도 2배로 늘려 군사적 추가 도발을 기도하는 전형적인 화전양면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23일 파악돼 우리 군은 초긴장 상태다.

우리 군은 남북 간 최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것과는 별개로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한 최고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샅샅이 살피고 있다. 또 다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신속·정확·충분의 원칙으로 보복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도 22일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대북 정보감시태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하고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움직임을 샅샅이 보고 있다”면서 “거의 모든 움직임을 파악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 간 군사적 위기 해소를 위한 최고위급 접촉이 한창 열리는 동안에도 북한군의 잠수함 50여 척이 기지를 빠져 나온 것으로 확인돼 긴장의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이 정도에 달한 것은 6·25 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을 북한군 도발 징후의 중요한 척도로 삼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남북 고위급접촉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군이 이 같은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중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북한군 잠수함의 특이한 움직임은 남북 최고위급접촉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압박이거나 고위급접촉 결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추가 도발을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군은 북한군 잠수함의 움직임과 관련해 연합 감시자산을 총동원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 군도 북한군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구축함과 P-3C 해상초계기 등 대잠 전력의 활동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된 북한군 화력도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고위급접촉을 제안한 이후 전방 지역에서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춘 북한군 포병 전력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갱도에서 밖으로 나와 명령만 내리면 즉각 사격할 수 있는 상태인 북한군 화력이 평소의 2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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