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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심해지는 잦은 소변…중년 여성 ‘방광염’ 조심

겨울에 심해지는 잦은 소변…중년 여성 ‘방광염’ 조심

기사승인 2015. 12. 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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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여성 발병률 높아…방치하면 신우신염 위험
Icon of a correct position sitting in the toilet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배뇨 시 찌릿하게 아프다면 방광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밀려드는 소변 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면? 잦은 소변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요즘처럼 추운 날씨는 더욱 두렵다.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본다면 병적으로 잦은 소변을 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이라면 겨울에 심해지는 잦은 소변의 원인으로 방광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하루 8번 이상 소변 자주 마렵고 통증 있다면 ‘방광염’ 의심
방광염은 세균이 요도를 지나 방광까지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이다. 겨울에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이 적은 데다 추운 날씨로 인해 방광도 수축돼 배뇨작용이 활발해지기 때문. 방광염의 주된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려운 것이다. 보통 방광염에 걸리면 하루 8번 이상 소변을 보게 된다. 또 소변을 볼 때 찌릿하게 아프고 다 보더라도 개운하지 않은 잔뇨감 탓에 요실금으로 오인하기 쉽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허리와 아랫배에 저리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심하면 소변에 고름이 묻어나와 색깔이 탁해지거나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소변에서 악취가 날 때도 방광염일 수 있다. 방광으로 들어온 세균이 소변 속의 노폐물을 분해해 암모니아를 만들어낼 때 톡 쏘는 냄새를 유발한다.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방광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모두 156만2478명이며 이 중 94.1%(146만9859명)가 여성 환자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2만3590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40대(31만7923명), 30대(24만587명)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방광염에 자주 걸리는 이유는 남성에 비해 요도 길이가 10cm 이상 짧아 세균이 요도를 따라 방광으로 침투하기 더 쉽고, 생식기와 항문·요도가 가까이 있어 대장균·포도상구균·간균 등 박테리아 감염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40대 이상 중년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데 이는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 변화, 배뇨기능 저하, 방광점막의 방어력 감소 등으로 세균 증식이 원활해져서다.

이병호 용인분당예스병원 내과치료센터 원장은 “중년 이후에는 호르몬의 변화뿐만 아니라 방광의 퇴행으로 인해 방광점막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배뇨기능도 저하된다. 이때 방광점막의 방어력이 감소되면서 세균 증식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방광염은 한번 걸리면 만성화되기 쉬운 질환”이라며 “방광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워 요로 전반에 걸쳐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심한 경우 신우신염(소변이 방광으로 흘러내리지 못해 신장에 소변이 고일 때 생기는 신장 염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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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용인분당예스병원 내과치료센터 원장이 방광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제공=용인분당예스병원
◇소변 참지 말고 배출해야…여성호르몬 보충도 치료에 도움
방광염은 급성 방광염과 만성 방광염으로 나뉜다. 급성 방광염은 다른 신체기관의 이상 없이 세균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원인균의 80%가량이 대장균이다. 그밖에 포도상구균·장구균·협막간균·변형균 등이 원인일 수 있다. 만성 방광염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방광 염증·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다. 원인은 세균, 신우신염, 당뇨병, 폐경기 여성 호르몬 감소, 알레르기, 식습관 등 다양하다.

급성 방광염은 세균 감염이 주원인이므로 항생제 치료로 쉽게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쳐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만성 방광염으로 진행되면 단순 균의 감염 문제가 아닌 방광 및 관련 기관의 기능 손상 및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기 때문에 치료가 쉽지 않다. 만성 방광염일 때는 우선 원인균을 알아낸 뒤, 항생제나 항균제를 투여하게 되는데 항생제를 자주 사용할 경우 내성균이 자라 치료해도 경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방광염은 치료하더라도 과도한 업무나 음주, 잘못된 식생활, 잦은 성관계 등으로 방광을 자극하고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게 되면 몸의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하기 쉽다.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일단 소변은 최대한 참지 말고 하루에 6~8잔 이상(약 1500㎖) 적당량의 수분을 섭취해 소변을 원활히 배출하도록 한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경우 균이 방광 안에 오래 머물게 돼 세균이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몸에 해로운 인스턴트 음식이나 기름진 육류 등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 위주로 식사하며 적당한 휴식을 취해 몸 상태를 조절한다. 아울러 짧은 치마나 몸에 꽉 끼는 옷을 즐겨 입으면 방광을 자극해 만성 방광염으로 발전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방광염이 자주 재발한다면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감기약·복부 비만·변비도 방광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방광염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면 만성 질환으로 발전해 생활에 큰 불편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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