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여성표 이탈 힐러리 vs 모금액 증가 샌더스...이제 ‘히스패닉’ 표심으로

여성표 이탈 힐러리 vs 모금액 증가 샌더스...이제 ‘히스패닉’ 표심으로

기사승인 2016. 02. 11. 09:1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DEM 2016 Sanders <YONHAP NO-2365> (AP)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후 아내 제인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AP, 연합뉴스
미국 대선 경선의 두번째 관문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대패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난국에 빠진 반면, 압승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모금액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뉴햄프셔 주 정부가 10일 오후(현지시간) 개표작업을 마무리한 결과, 샌더스 의원은 60.40%의 득표율을 기록해 37.95%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22.45% 포인트의 격차로 앞섰다.

20% 포인트 이상의 차로 대패한 힐러리 전 장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심 지지층이었던 여성표 대결에서 조차 샌더스 의원에게 진 것으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1% 포인트의 여성표를 가져갔던 것에 비해 상반되는 결과다.

이 같은 현상은 클린턴 전 장관이 유권자의 변화와 개혁 요구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채 이전과 같은 틀에 박힌 캠페인을 고수하는 동시에 기득권과 여성표에 안이하게 안주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뉴햄프셔에서는 프라이머리 직전 힐러리 진영의 두 여성 아이콘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유명한 페미니스트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막말’에 가까운 자극적 찬조 연설이 거센 역풍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지난 6일 젊은 여성 유권자들을 향해 “힐러리를 돕지 않는 여성들은 지옥에 특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주장했고, 스타이넘은 이보다 하루 전 언론 인터뷰에서 “(여성이) 젊을 때는 먼저 젊은 남자들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한다. 지금 젊은 남자들이 샌더스 쪽에 가 있다”며 젊은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왜곡했다.

뉴햄프셔에서의 대패로 큰 타격을 입은 힐러리 전 장관은 문제점을 바로잡고 캠프를 재정비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게다가 샌더스 의원은 여성표에 더해 비 백인층에서도 인기를 한몸에 받고있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이날 경선이 끝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샌더스 의원이 520만 달러(약 62억 3000만 원)의 선거자금을 모으며 기존 하루 최대 모금액을 훌쩍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고 전했다.

건당 후원금은 평균 34달러로, 소액 기부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기술 기업들의 집합체인 실리콘밸리에서 조차 약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10∼12월 샌더스 의원이 실리
콘밸리의 5대 대형 기술기업의 직원으로부터 모금한 후원금은 10만 5000달러(약 1억 2573만 원) 가량으로, 이 수치는 작년 1분기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하며 같은 기간 힐러리 전 장관이 이 기업들로부터 거둔 후원금보다 1만 달러 많은 액수다.

이제 두 후보자는 향후 경선 일정인 네바다 코커스(20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7일), 12개 주가 동시에 실시하는 ‘슈퍼화요일’(3월1일) 경선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의 표심에 집중하고 있다.

네바다는 미국이 1848년 멕시코로부터 획득한 지역으로, 인구의 27%, 유권자의 16% 가량이 히스패닉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지난해 6월 21세 백인 우월주의자 청년의 권총 난사로 흑인 9명이 숨졌던 지역이다.

최대 승부처인 슈퍼화요일 경선 역시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뉴욕 등 이들 소수인종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위주로 펼쳐지게 돼, 한마디로 이들의 표를 얻지 못하면 레이스를 접게 될 공산이 크다.

이번 경선에서 대패한 클린턴 전 장관은 “흑인 부모들이 자녀가 괴롭힘과 모욕을 당하거나, 심지어는 피부색 때문에 총을 맞을 것을 걱정해서 되겠는가”라며 소수 인종을 겨냥한 유세몰이에 나섰다.

샌더스 의원은 그 자신이 유대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할 계획으로, 샌더스 캠프는 그의 이력이 미국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보고 방송 광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알린다는 방침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