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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질적 성장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의 딜레마(상)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스포츠산업, 질적 성장을 위한 전문인력 육성의 딜레마(상)

기사승인 2016. 05. 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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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부문별 고용현황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직후 대한민국은 창조경제와 산업간 융합의 필요성이 급격히 대두되기 시작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산업에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명제가 전 산업계를 뒤 흔들었고 인문학적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하드웨어 중심의 한국경제를 소프트웨어를 강화의 필요성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는 삼성그룹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인문학 전공자를 우대하고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위한 기금을 출연하는 등 전 산업계가 ‘창조경제’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기업들이 내놓는 모든 홍보자료에는 창조경제가 빠지지 않았고, 대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는 창조경제 관련 협의회를 만들어 민관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기도 했다.

기업들은 창조경제라는 새로운 바람을 받아들이고 있듯이 창조·융합이라는 단어는 스포츠산업계에도 중요한 아젠다로 떠올랐다. 스포츠 산업계 역시 ICT와의 융합을 도모하려는 움직임들도 적지 않게 나왔다.

스포츠 3.0이라는 개념이 당연시 되며 단순히 스포츠를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닌 가치중심으로의 개념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양적인 팽창으로 성장해온 스포츠산업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은 공감대를 얻기 충분했다.

학계와 관련 업계,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스포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많은 대안들이 제시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츠산업의 질적 성장이라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은 정부 추산으로 50조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필요요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산업의 질적성장을 이끌기 위해 필수적인 요건은 바로 ‘인재’다. 현재 국내 많은 대학들이 스포츠산업 관련 학과와 학위과정을 최소한 1~2개는 운용하고 있다. 1990년 중후반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스포츠산업·스포츠경영 관련 학과는 이제 나름 인기 있는 학과로 자리잡았다. 스포츠산업을 전공한 학생들도 끊이지 않고 배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 이렇게 육성된 인재들은 스포츠산업 현장에서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포츠산업 관련 학과를 나온 사회초년병들이 스포츠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영역에서 만족할 만한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산업학과는 체육학계에서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 주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다양한 스펙이 있다고 해도 학과적 한계와 전공심화 정도에 대한 믿음을 현장에서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이론과 현장은 다르다는 말을 한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이 실제 취업을 한 후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할 때 말하는 경우다. 물론 이공계와 같이 특정한 기술능력과 지식을 현장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인문·사회 분야 전공을 한 학생들은 대부분 이런 오류를 피부로 느끼기 마련이다.

스포츠산업을 전공한 인력들은 더 큰 갭(gap)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국내 스포츠 산업의 핵심주체인 대기업과 대중매체에서 원하는 기본 스펙에는 체육대학에 분류돼 있는 스포츠산업 전공자를 원하는 곳은 거의 없다.

대기업과 대중매체에게는 체육학 타이틀이 붙은 인재보다는 경영·경제·마케팅·회계·재무 등 경영학적 지식을 더 강조하기 마련이다. 기업내 올곧이 스포츠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도 없을 뿐 더러 설사 이런 분야에 업무를 처리하는 인재는 체육계열의 스포츠산업학 전공자가 아니다. 물론 일부 인력중에 해외에서 스포츠마케팅이나 스포츠경영에 대한 학위를 갖고 있는 이들도 있고, 바늘구멍에 낙타 들어가듯이 체육계열 전공자가 해당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기서 말해 둘 것은 체육계열 스포츠산업 전공자들이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효용성의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대중매체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한 대기업의 임원은 “체육학 전공자 보다는 경영학 전공자들의 활용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대기업 특성상 부서 이동도 수시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사실 경영학 전공과 체육계열 스포츠경영 전공자를 놓고 그 활용도만 보면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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