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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평범한 전기기술자가 美 가속기분야 최고 연구원되다

[인터뷰]평범한 전기기술자가 美 가속기분야 최고 연구원되다

기사승인 2016. 05. 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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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만 박사, 美 국립 방사광가속기 연구기관인 NSLS2로부터 한국인 첫 스카우트
‘토종박사’ 하기만 박사의 美 가속기 분야 성공 스토리
미국의 대표적 방사광가속기 연구기관인 BNL의 산하 연구기관인 NSLS2 소속 하기만 박사
공고 졸업의 학력을 가진 평범한 전기기술자가 방사광가속기 분야 최고의 연구기관 연구원에 이름을 올려 화제다.

경남 산청의 출신의 하기만 박사(47)는 미국의 대표적 방사광가속기 연구기관인 BNL(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 ·브룩헤이번 국립 연구소)의 산하 연구기관인 NSLS2(National Synchrotron Light Source-Ⅱ·국립 싱크트론 광원) 소속으로 ‘2016 국제가속기콘퍼런스’(IPAC)가 열리는 부산을 찾았다.

하 박사는 부산 벡스코에서 9일부터 시작된 ‘국제가속기콘퍼런스’에서는 ‘Active Interlock and Post-mortem System Architecture’라는 주제로 12일 자신의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사광 가속기는 생명과학과 산업적 활용을 위한 화학 분야의 미래를 혁명적으로 바꾸게 될 ‘꿈의 빛’을 가속해 발생시켜 물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대형 연구 장치다. 방사광 가속기는 신약개발을 비롯해 나노산업 등 미래 기술의 향방을 결정짓는 바로미터로 인식되면서 최근 선진국들 사이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과학분야다.

해운대 벡스코 앞 숙소에서 행사를 하루 앞둔 8일 만난 하 박사는 1m65㎝ 가량의 작은 키에 수더분한 차림으로 농부의 아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가 ‘방사광 가속기’의 상징적 기관인 미국의 BNL에 입사하기까지는 한편의 드라마에 가깝다.

하 박사는 경남 창원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창원과 대구에서 전기기술자로 일하던 1991년 포스텍(포항공대)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 기술원(연구생)으로 채용되면서 가속기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우연히 화장실에서 다른 사람이 놓고 간 일간지의 신문에 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기술원 모집공고를 보고 응시해서 합격하게 된 것.

(하 박사의 인터뷰에 배석한 박수한 당시 포항가속기연구소 선임연구원(현재 KCC전자 사장)은 “촌놈의 느낌이 물씬(?)했지만, 50명의 지원자 가운데 그의 열정과 도전 의지를 높이 사서 채용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이후 하 박사의 멘토 역할을 자임, 학업을 계속하도록 지원해 준다.)

그는 이후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재직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와 한국해양대를 거쳐 2009년 2월 전기과학 분야의 박사학위까지 받게 된다.

이어 박사학위를 받는 그 해 미국의 국립 방사광가속기 연구기관인 BNL산하 NSLS2로부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카우트되는 영광으로 이어졌다.

BNL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7명이나 배출할 정도로 미국 과학분야 특히 ‘거대 과학’으로 표현되는 방사광가속기의 상징적 기관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재직시절부터 그의 멘토 역할을 해 온 박수한 KCC전자 사장은 “하 박사가 BNL에 진출한 것은 당시 방사광가속기 분야의 변방이었던 우리나라의 사정을 감안하면 그의 열정이 이뤄낸 ‘토종 박사’의 쾌거”라고 칭찬했다.

하 박사는 “한국 ITER(국제 열핵융합 실험로)와 미국 스탠포드 4세대 가속기 LCLS-2에서도 제어시스템 자문 역할을 해오고 있다”면서 “NSLS2에서 쌓은 기술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next generation) 가속기 개발에 동참하는 게 앞으로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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