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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로 향한 정진석의 선택은…“계파 개념 두고 인선하지 않았다”

공주로 향한 정진석의 선택은…“계파 개념 두고 인선하지 않았다”

기사승인 2016. 05. 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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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인선 원안고수, 계파 안배 후 재신임 결단 가능성 등
최악의 경우 자진사퇴 카드도…일부 '강성 친박' 사퇴 주장
정진석-현기환, '침묵'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오른쪽)이 18일 오전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행 KTX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둘은 차내에서 가는 내내 인사 한마디도 없이 자리를 지켰다. / 사진 = 연합뉴스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이 끝난 후 서울행 기차에 올랐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후 1시 40분께 충남 공주에서 하차했다. 전날 ‘친박(친박근혜)’계의 조직적인 비토로 본인이 마련한 비상대책위원 인선안과 ‘김용태 혁신위위원회’ 출범이 모두 무산된 정 원내대표는 착잡한 표정으로 자신의 지역구인 공주를 향했다.

정 원내대표는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집권 여당에서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큰 충격을 받았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 무산의 의미가 무엇인지 판단이 안 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3일 원내대표 선출과 동시에 내게 주어진 당 쇄신과 당 지도부 구성 임무를 계속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 생각을 좀 가다듬어야겠다”고 덧붙였다.

정 원내대표는 또 “(비대위와 혁신위 인선을 할 때) 사전에 무슨 계파 얘기를 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며 “계파 개념을 두고 인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계파 안배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는 “하여튼 수습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도 “계파 때문에 일이 이 지경이 된 것 아니냐. 언제까지 ‘계파 계파’ 할 것이냐. 계파 정치를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좀 돌려보라는 과제가 나에게 주어진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광주로 향하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조우했지만 두 사람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좌석은 앞뒤로 붙어있었지만 광주까지 가는 내내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전날 상임전국위 무산의 배후가 현 수석이라는 뒷말까지 나오는 상황을 의식한 듯 매우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취임 2주 만에 최대 위기에 빠진 정 원내대표는 공주에서 생각을 정리한 후 본회의가 예정된 19일께 상경해 본격적인 수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핵심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도 혁신위원장과 비대위원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어제 일로 치명상을 입긴 했지만 중상은 아니다는 분위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당을 내팽개쳐서는 안 되고 당을 잘 추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 대략 4가지 정도가 거론된다. 지난 15일 발표한 비대위원 인선안의 원안을 고수하거나 현재 내정한 비대위원 중 ‘친박’계의 반발이 가장 심한 몇 명을 빼는 방법 등이다. 하지만 이 경우 각각 ‘친박’계와 ‘비박’계의 재충돌이 불가피하다. 또다른 방안으로는 현재 비대위원 인선에 최소 3명에서 최대 5명의 ‘친박’ 비대위원을 추가선임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이럴 경우 다음 주 쯤으로 예정된 상임전국위나 전국위에서 혁신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당헌 개정안을 함께 올려 재신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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