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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기문, 지금은 사무총장 임무에 충실할 때

[사설]반기문, 지금은 사무총장 임무에 충실할 때

기사승인 2016. 05. 30.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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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도전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28일에는 충청권 맹주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난데 이어 고건, 노신영, 이현재, 한승수 전 총리 4명 등 각계 원로 13명을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국내 정치 얘기는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말이지만 대선 도선 의사를 밝힌 후라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반 총장이 내년 대선에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반 총장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지난 25일 제주에서 있었던 관훈클럽 간담회에 대한 얘기는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후 신경식 헌정회장은 "반 총장이 '관훈클럽에 많이들 왔더라‘며 느끼는 바를 얘기했다, 임기 말까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직무에 충실할 것이다'는 얘기를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더 구체적인 얘기는 알려지지 않았다.이날 반 총장이 임기 말까지 유엔 사무총장의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도 있고, 한편으로는 대선 도전 얘기가 너무 부각되는 것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의도가 뭐든 반 총장이 임기까지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주 지혜롭고 현명한 처신이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대선 도전은 퇴임 후의 일이고 현재는 반 총장이 국제기구인 유엔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1위에 여러 번 올랐다. 정치적 파벌이 없다는 점, 여권의 강력한 후보 부재, 충청권 대망론, 국제적 인지도 등이 반 총장을 유력한 주자로 만들었다는 것은 다들 아는 얘기다. 하지만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아직 남았다. 차기 대선까지는 시간이 더 남았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대선 행보가 아니냐는 의혹을 살 필요는 없다. 유엔의 수장이면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처신해야 한다. 정치권도 임기 중인 반 총장을 ‘대선 링’으로 벌써부터 데려와서는 안 된다.


국내 정치에서 반 총장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지 쪼그라들지는 그 때 가봐야 할 일이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 지금은 사무총장 임기를 잘 마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도와주어야 한다. 반 총장 자신도 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써 국내 정치판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게 무척 부담스러울 것이다. 대선 후보로 조기 등판할 경우 매만 맞고 내려올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사무총장 업무에만 전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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