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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선거 개표조작 파문...고발자 3인의 증언 “디지털 보안카드로 조작”

필리핀 대통령 선거 개표조작 파문...고발자 3인의 증언 “디지털 보안카드로 조작”

기사승인 2016. 05. 3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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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발자 3인이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필리핀 대통령·부통령 선거에서 개표 조작이 이뤄졌다고 증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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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3인의 부정선거 고발자. 사진출처=/필리핀 GMA 뉴스 캡쳐
31일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3인의 고발자는 30일 의회에 나와 그들이 집권 여당인 자유당(LP) 고위 당국자의 사주를 받아 필리핀 북부 퀘손 주(州)의 개표조작에 관여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자유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마누엘 로하스와 부통령 당선인 레니 로베르도에게 유리하게끔 투표 결과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고발자 중 한 명은 이 투표결과 조작이 퀘손 지방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고발자들은 전원이 남성이며 의회에 후드와 스카프,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꽁꽁 감싼 채 나타났다. 이들은 야당 계열 시민사회지도자인 보이 세이콘의 인도로 의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9일 치러진 선거의 결과로 민주필리핀당(PDP-Laban)의 로드리고 로아 두테르테 대통령 후보와 현재 집권여당인 자유당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후보가 당선된 바 있다.

세이콘은 이들 고발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껴 자신에게 신변 보호를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세이콘은 이 고발자들이 디지털 보안카드를 사용해 결과를 조작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선거관리업체인 스마트매틱에서 결과를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Comelec)의 서버로 전송하기 전 보안카드를 사용해 투표용지를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 기표된 것으로 변환시키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이콘은 이 증인들과 함께 공식적인 진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인 가운데 한 명은 자신이 수송 감독관이었으며 다른 2명의 증인은 인코더(디지털 전자회로에서 신호의 부호계통을 변환하는 작업자)와 프로그래머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이 자유당의 고위 당국자에 의해 고용됐으며 이 당국자의 정확한 인적사항은 추후에 진술서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컴퓨터 집계 훈련을 받다가 투표일인 9일이 돼서야 투표결과를 조작하는 역할을 맡게 됐음을 알았다고 증언했다. 이 목격자는 자신들이 한 개인 소유의 건물에 보내졌으며 “상대 후보의 표를 골라내는” 일이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건물 2층과 3층에 필리핀 선관위로 결과를 전송하는 스마트매틱 사의 전자 개표기가 있었고 그 곳에서 부정행위가 이뤄졌으며 스마트매틱 사의 관계자도 자신들의 부정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대통령과 부통령 선거 뿐만 아니라 일부 상원의원의 선거 개표에도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로하스 자유당 대통령 후보는 40만 표 이상을, 로베르도 부통령 후보는 30만 표 이상을 부정을 통해 얻게 됐다. 증인은 “로베르도 후보의 표는 다른 부통령 후보의 표를 빼앗아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표 집계 결과 로베르도 당선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과의 표차는 26만 표 차에 불과했다. 앞서 마르코스 주니어 후보는 자신이 20만표 이상을 도둑 맞았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세이콘 목사는 로브레도 부통령 당선자가 이러한 개표조작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것은 아니며, 그녀가 이런 부정에 관여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필리핀 선관위는 이들 고발자들이 증거를 제시하는 대로 투표조작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의 루이 귀아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715개의 지역에서 무작위 수개표를 통해 밝혀낸 자동 개표기의 정확도가 99.74%라고 밝혔다. 귀아 위원은 무작위 수개표의 최종 결과 보고서는 6월 중순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손 주의 주도(州都)인 루세나 시(市) 자유당 소속 로데릭 알카라 시장은 부정선거 혐의가 “악의적이며 근거가 없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퀘손 주에서는 등록된 총 112만 4090명의 유권자 중 83% 수준인 93만 6359명이 이번 투표에 참여했다고 필리핀 GMA 뉴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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