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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갤럭시S7 뒤 눈물 짓는 삼성전기

‘훨훨’ 나는 갤럭시S7 뒤 눈물 짓는 삼성전기

기사승인 2016. 07.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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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갤럭시S7 흥행에도 올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신형 단말기에 기존 부품을 활용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구 부품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해 납품 단가가 낮아진 데 따른 결과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가 ‘스펙’보다 ‘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을 택하자 부품사의 수심은 깊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가량 하락한 2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조원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2분기는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시리즈’ 효과가 실적에 온전히 반영되는 시기다. 삼성전기는 2013년 2분기 2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2014년 2분기에는 전년 동기의 10분의 1 수준인 212억원까지 하락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갤럭시 S3와 S4 출시 당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점점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2~3분기는 통상 부품업계 성수기로 꼽히지만 최근에는 중국 부품업체들의 성장으로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분기 회복된 영업이익이 올 2분기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갤럭시S7에 적용된 새로운 부품 감소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 5 등 전작 플래그십 모델 출하 감소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 비용 증가 등이 거론된다.

이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적 차별화를 두기보다 기존 부품을 활용하면서 가성비를 높이는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기기에 새 부품이 적용되는 빈도가 줄었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에 탑재된 카메라는 1200만 화소로, 16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했던 갤럭시S6 시리즈보다 저사양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은 신제품이지만 부품은 갤럭시노트5 등 기존 부품이 적용됐다”면서 “새로운 부품이 아니면 가격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어 결국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8월에 출시되는 갤럭시노트7도 홍채인식 이외에는 기존 제품과 하드웨어 면에서 별다른 점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7의 출하량은 1분기 1000만대, 2분기 1500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전작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삼성전기의 일감은 오히려 줄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7의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상향될진 몰라도 전체 매출 규모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업이익이 늘고 매출이 준다는 것은 내부 경비를 절감해 효율을 높였다는 것인데, 이는 새로운 수익 창출이 아닌 내부 비용 절감에서 오는 ‘마른 수건 쥐어 짜기’ 형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모터사업을 중단하고 튜너 및 파워부문을 매각하는 등 부진한 사업부문을 정리했다. 스마트폰 부품과 신사업인 전장부품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직원은 1만1543명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182명 줄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부품과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매출 중 스마트폰 비중은 74%, 삼성전자 비중은 60%에 달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고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자동차 부품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직속으로 전장 부품팀을 신설하고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신설한지 1년째 기획단계에 머물러 있는데다, 신규사업자와 다름없는 삼성전기가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 중화시장 공략 및 내부 효율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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