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Inspiration] ‘제 브랜드의 컨셉은 제주도의 옥빛 바다를 닮은 에코 럭셔리입니다.’ 페일 터콰이즈(Pale Turquoise) 박린준 디자이너 인터뷰

[Inspiration] ‘제 브랜드의 컨셉은 제주도의 옥빛 바다를 닮은 에코 럭셔리입니다.’ 페일 터콰이즈(Pale Turquoise) 박린준 디자이너 인터뷰

기사승인 2016. 09. 30. 13: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제주도 출신의 패션디자이너 박린준은 개성 있는 외모만큼이나 개성 있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또 그런 그의 개성 있는 취미와 독특한 이력은 그에게 더 많은 영감을 주기도 하였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그의 ‘inspiration(영감)’에 대해 들어보자.


“제주도 출신 패션 디자이너 중에서 서울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쇼를 한 사람은 저일 거예요. 공식적으로 서울 컬렉션으로 데뷔한 사람은 저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소재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에서 감물염색과 천연염색 등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던 박린준 디자이너는 제주도에서 많은 디자인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페일 터콰이즈 브랜드 이미지를 터콰이즈(옥색)으로 정하게 된 것도 제주도의 영향인 것 같다고 전했다.


“푸르른 자연, 옥빛 바다 등으로 부터 얻은 영감의 산물은 아마도 제주도에서 살았던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올 3월 서울패션위크로 데뷔한 페일터콰이즈의 박린준 디자이너는 런던에 열린 패션 전시에 참가하는 데 이어 지난 9월 중국 상해 K11몰에서 열린 전시에도 연이어 참가하여 많은 중국 매체에 소개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차근히 커리어를 쌓고 있는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과 영감을 얻는 창구에 대해 좀 더 얘기를 들어 보았다.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박린준 디자이너의 패션 스타일과 시그니처 아이템
옛날에는 호피, 뱀피와 같은 동물 표피 패션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믹스해서 화려한 스타일을 즐겨 착용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제 나름대로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걸맞게 심플하지만 위트 있는 패션으로 스타일링합니다. 예전에 비해 스타일은 간결해졌지만, 프레임이 위로 치솟은 선글라스라던지, 가죽 포인트로 라이닝이 들어간 팬츠처럼 강렬한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으로 저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저만의 시그니처 패션 스타일은 안에 아무것도 안 입고, 그 위에 수트 재킷을 걸친 후, 발목을 잡아주는 조거팬츠를 매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마무리로 아디다스8을 신습니다. 패션쇼 등의 행사에는 대부분 이 스타일로 참석하고 있어 저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아디다스 크레이지8은 제 시그니처 아이템인데요, 아디다스 농구화를 좋아하는 제가 특히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색상별로 다 갖고 있습니다. 특히, 페일 터콰이즈의 메인 컬러인 옥색과 비슷한 계열의 초록색과 파란색을 모두 갖고 있습니다. 가끔 이 신발을 착용하지 않은 날이면, 지인들이 ‘오늘은 왜 그거 안 신었어?’라고 할 정도랍니다.”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주로 어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얻는가?
음악에서부터 영감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특히 심해가 연상되고 물 튀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아쿠아’ 느낌의 음악을 선호합니다. 자주 듣는 노래로 '앰비언트'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앰비언트 음악은 새소리, 물소리 등과 같은 풍경 음악으로 명상음악으로도 많이 쓰이는 장르입니다.


아무래도 브랜드가 환경적인 에코 컨셉을 갖고 있어 쇼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다 보니 이런 앰비언트 음악을 주로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저희 브랜드, 페일 터콰이즈의 패션쇼에 따로 음악감독을 해주시는 분이 계신데, 주로 아쿠아 느낌의 음악을 많이 하시는 분이라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우러집니다.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페일 터콰이즈의 대표적인 디자인은 어떤 것인가?
동물 표피를 리얼하게 묘사한 소재가 있습니다. 거북이 등껍질처럼 보이는 소재를 만들어서 가방으로 제작했습니다. “제가 직접 개발한 소재예요. 사실 가짜이지만 진짜를 이기고 싶은 모조품인거죠.”


처음에 아쿠아리움 컨셉에 맞는 소재를 찾으면서 방수가 되고 가벼우면서 딱딱한 소재를 생각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다보니 자본만 있으면 충분히 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만지면 가죽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소재입니다. 겉면에 프린팅을 다양하게 할 수 있어 악어 표피 무늬를 프린팅해서 악어를 만들고 싶어요. 이런 의류용 소재를 사용해 아트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브랜드의 컨셉을 환경과 관련하여 에코럭셔리로 정한 이유가 있는가?
제가 동물과 아쿠아리움을 좋아해서 처음에는 에코 럭셔리 컨셉이 아닌 단순하게 아쿠아리움을 브랜드의 컨셉으로 잡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표피 패션에 대해 연구를 하다보니 비윤리적인 패션이 널려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실제 동물의 표피를 뜯어낸 가죽이라던지 모피 등이 의류 소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비윤리적인 패션을 반대하는 캠페인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비효율적인 패션에 반대하고자 에코 럭셔리로 컨셉의 방향을 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동물 표피는 아니지만, 리얼하게 묘사하는 인공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굳이 동물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 텍스타일을 섬세하게 작업하여 뱀피 또는 악어피와 같은 표피느낌의 소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동차 시트나 버려지는 소재를 재활용하여 패션 소품을 제작하는 브랜드들은 있는데, 제품 디자인이 한정적인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브랜드들의 환경을 생각하는 메시지와 재활용을 하여 소재를 개발하는 긍정적인 취지는 차용하면서 디자이너로써 정형화된 제품이 아닌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에코 럭셔리’라는 컨셉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취미 또는 여가생활을 어떻게 즐기는가?
여가시간에 아쿠아리움에 가는 것이 제 취미입니다. 아쿠아리움에 가서 물고기를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는 편이라 자주 방문합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연간 회원이예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패션 전시도 했었습니다. 수조에서 영감을 받아 쇼피스를 제작해서 수조 앞에서 전시를 하는 것이었는데 컬처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어 아쿠아리움이 어떻게 꾸며지면 좋을지 아이디어를 제안해 수상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취미로는 조경이 있어요. 분갈이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남자 디자이너의 취미로 좀 특이하죠?” 화분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해서 제가 직접 분갈이해서 도움을 많이 주신 주변 지인과 선생님들께 종종 선물로 드립니다. 몇 달 전, 행사를 위해 방문했던 런던에서 마음에 쏙 드는 베이스가 있어 구입해 왔습니다. 서양문화가 느껴지는 이 화병에 동양란을 예쁘게 담아 존경하는 선생님께 선물로 드렸답니다. 동서양의 묘한 조화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제 마음에도 쏙 들었고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좋아해주셔서 기뻤습니다.


"이런 자연과 어우러지는 취미생활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역할 뿐 아니라 에코 럭셔리 컨셉의 패션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제게 많은 영감을 주는 통로의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자료제공=박린준 디자이너

 

Q. 앞으로 디자이너로서의 목표와 꿈, 도전해보고 싶은 것
첫 번째 꿈으로는 한남동에 위치한 꼼데가르송 플래그쉽 스토어와 같이 고층 빌딩 안에서 페일 터콰이즈의 컬렉션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는 스토어를 만들고 싶습니다. 단순한 패션 브랜드 플래그쉽 스토어가 아닌 제 취미인 조경과 에코 럭셔리 컨셉의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반영하여 조경 정원과 연못 등이 조성되어 편하게 쉬면서 쇼핑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나중에 브랜드가 더 성장한다면 한국 대표 디자이너로서 해외에서 진행되는 ‘컨셉 코리아’ 패션쇼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자개단추와 같은 한국 전통적인 부자재들을 사용하여 동서양 융합을 주제로 한국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의상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 헤리티지 패션쇼에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최종적인 꿈은 나이가 좀 들고 브랜드도 많이 유명해지면 생수 사업도 해보고 싶어요!“


[atooTV www.atootv.co.kr]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