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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은행권과 ‘한판 승부’ 준비하는 금투협

[취재뒷담화]은행권과 ‘한판 승부’ 준비하는 금투협

기사승인 2016. 12. 0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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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섭
경제부 이후섭 기자
“은행권에 비해 증권업계를 묶어 두는 정부의 규제가 많았다. 내년에는 규제완화를 통해 은행과 제대로 한판 승부를 벌여보겠다.”

내년 중점 사업계획에 대한 금융투자협회 관계자의 답변입니다. 그간 증권업계는 은행의 ‘서자’ 취급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은행을 우대하는 금융정책만 고수해온 정부의 비호 아래 은행권이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온 반면, 증권업계는 각종 규제에 얽매여 운신의 폭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증권업계는 은행권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우선 연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과 관련해 은행의 투자일임업 허용을 두고 양 업계의 수장인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과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습니다. 결국 ISA에 한해 은행의 투자일임업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 업무 허용과 관련해서도 다시 한번 맞붙었습니다. 금투협은 2007년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돼 지급 결제망 비용을 치렀음에도 금융결제원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증권사뿐만 아니라 고객 편의를 위해서도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은행권은 ‘전업주의 원칙’을 내세워 방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증권업계는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의 울타리 안에 있는 은행권의 손만 자꾸 들어주는 금융당국에 대한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황 회장은 전날 열린 정기간담회에서 내년 은행권과의 세제 및 제도상 차별을 없애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황 회장은 “외환거래 취급제한 등과 같이 증권업계가 은행이나 보험업권에 비해 세제상, 제도상 차별받는 부분을 찾아내서 업권간 차별을 없애겠다”며 “국내 자산운용사가 외국에 비해 불리한 규제에 놓여 있는것을 다 찾아내서 국내외 규제 차별을 없애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례없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이해 금융권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여념이 없습니다. 새 업무영역을 개척하기도 힘든 마당에 자신들이 고수해 오던 안방을 내주려 하지 않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다만 업권과의 차별을 없애고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하자고 하는 금투협의 주장이 더욱 합리적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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