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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할리우드 뺨치는 시각효과…“아시아의 디즈니 꿈꾼다”

[인터뷰] 할리우드 뺨치는 시각효과…“아시아의 디즈니 꿈꾼다”

기사승인 2016.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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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덱스터스튜디오 대표 인터뷰
알파픽쳐스,레전드 캐피털 등 투자
中 영화산업 거물들 잇따라 러브콜
4년새 매출 83%,직원 10배 이상 늘어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대표
중국 영화산업 ‘거물’들이 국내 시각효과(Visual Effects, VFX) 기업 덱스터스튜디오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용화 덱스터스튜디오 대표는 중국의 유명 기업들이 할리우드가 아닌 덱스터스튜디오에 일을 의뢰하는 이유로 가격경쟁력과 영화 프리비주얼 등을 꼽았다./사진=박성일 기자
중국 영화산업 ‘거물’들이 국내 시각효과(Visual Effects, VFX) 기업 덱스터스튜디오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지녔기 때문이다. 스크린 안에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VFX 기술력은 할리우드의 95% 수준으로 아시아에서 최고이지만, 가격은 할리우드 3분의 1로 저렴하다.

중국 메이저들은 덱스터와 손잡기 위해 안달난 모습이다. 지난 19일 중국 최대 애니메이션 및 완구 회사 알파그룹 자회사인 알파픽쳐스는 덱스터가 만들고 있는 영화 ‘신과함께’에 투자했다. 이미 투자유치가 완료돼 참여에 제한이 있었지만, 알파 측이 강력한 투자의지를 밝혔다. 첸 드롱 알파픽쳐스 대표는 “덱스터는 IP 개발, VFX 기술력, 대중국 시장 진출 삼박자를 갖춘 기업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무궁무진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글로벌 멀티플렉스 극장 1위 사업자인 중국 완다 그룹과 유명 PC업체 레노버를 자회사로 둔 레전드 홀딩스 산하 레전드 캐피털은 지난해 덱스터에 각각 1000만 달러(한화 120억원)를 투자했다. 덱스터는 이를 발판으로 중국 영화 VFX를 다수 수주하면서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규모도 커졌다. 덱스터 매출은 4년 만에 83% 성장했으며, 직원은 30명에서 400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감독으로 흥행신화를 쓰다 이제는 VFX 기업 수장이 된 덱스터 김용화 대표를 지난 23일 서울 상암동 동아디지털미디어센터(DDMC)에서 만났다.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대표
김용화 덱스터스튜디오 대표는 최근 컨텐츠 투자와 IP 지적재산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박성일 기자
-덱스터가 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영화 국가대표 흥행으로 번 돈을 탈탈 털어 덱스터를 설립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 컴퓨터그래픽(CG)을 담당했던 정성진 현 덱스터 디지털사업부 본부장이 VFX 전문 업체 설립을 제안했다. 운이 좋게도 당대 최고 아티스트와 엔지니어가 함께 해줬다. 2013년 야구를 하는 고릴라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스터 고’를 감독하면서 본격적으로 VFX에 뛰어들었다. 당시 미국에 있는 VFX 회사들이 고릴라 만드는 데만 500억~800억원을 제시했다. 너무 비쌌다. 정 본부장과 의기투합해 고릴라를 125억원에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초 예상보다 5분의 1 수준이었다.”

-중국이 미국이 아닌 덱스터에 VFX 의뢰를 하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덱스터를 찾는 이유는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결과물은 비슷한데 할리우드에서 120만원에 하는 일을 우리는 40만원에 만들어낸다. 중국은 블록버스터 영화제작 비중이 높아지면서 CG 투자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할리우드에 갈 CG를 전부다 덱스터에 의뢰하는 상황이다. 특히 할리우드에는 없는 사전 서비스를 제공해 호응도가 높다. 영화 프리비주얼을 만들어 감독에게 보여줘 연출 쪽에 도움을 주는 식이다. 감독이 대표인 회사라서 가능한 일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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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가 참여한 중국 영화 ‘몽키킹’의 스틸 이미지.
-직원들의 실력이 많이 늘었을 것 같다

“매년 연구개발(R&D)에 20억~3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완다·알리바바·알파 등 중국에서도 이름난 투자 배급사 영화에 집중하고 있다. ‘쿵후로봇’ ‘몽키킹’ 등 규모가 큰 작품들을 작업하다보니 직원들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특히 덱스터는 애니메이션·모델러·컴포지트 등 아티스트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면서 여러가지 일을 맡는 것이 아닌, 각자의 역할만 하면 된다. 큰 프로젝트가 여러개 존재한다고 하면, 컨베이어 벨트를 타듯이 계속 넘어가는 순환적 구조이기때문에 회사 유지가 잘 된다.”

-최근에는 어떤 일에 매진하고 있나

“컨텐츠 투자와 IP 지적재산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남의 일을 해선 마진폭이 한계가 있다. 기획부터 제작·투자·배급까지 할 생각이다. 투자는 시작했고 배급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진행할 생각이다. 결국은 자기 콘텐츠로 일을 하냐, 남의 콘텐츠로 일을 하냐에 있어 성장폭이 달라진다고 본다. VFX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놓고 영화 등 콘텐츠에서 향후 시장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

-SF 판타지 시나리오 공모전도 이의 일환인가

“그렇다. 1년에 두번 정도 시나리오 공모전을 진행해볼까 생각 중이다. 최근 진행한 공모전 결과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덱스터가 잘 할 수 있는 SF·판타지·어드벤처 장르로 한정해 응모자들에게 낯설 수 있다. 그러나 관련 콘텐츠 활성화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해당 분야의 영화들이 글로벌화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VR로도 사업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상현실(VR) 회사인 하우저를 최근 설립했다. 덱스터 VFX 기술과 결합해 확장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 동안 축적한 하드웨어 스캐너 기술,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기술, VF 인터랙션 기술을 결합해 기존과 차별화되는 초고화질의 가상현실을 구현해 낼 생각이다. 내가 지옥을 가지 않아도 지옥에 간 것처럼 느낄 수 있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가지 않아도 간 것처럼 만들 수 있다. 초반에는 가구와 공간인테리어 분야에 접목할 생각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공간에 가구를 배치해 미리 가상체험을 할 수 있다. 1~2년 안에는 영업이익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신과함께’ 촬영을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웹툰 신과함께는 국민 웹툰이라고 할 정도로 독자 충성도가 높다. 이를 실제 영화로 옮기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용암이 지평선 전체를 감싸고 있는 모습을 표현할 때 보통 퀄리티로는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실제처럼 보이도록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개선해야 한다. 다행히 마음을 결심하고 신과함께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덱스터가 중국 블록버스터 영화를 진행하면서 실력이 높아졌다. 하정우, 차태현 등 배우들도 호연해주고 있다.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웃음) 촬영은 80% 정도 진행됐고, 내년 8월 개봉 예정이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아시아의 월트디즈니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중국의 좋은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 시장에서 완벽하게 자리잡고 동시에 글로벌에 진출할 생각이다. 현재는 종합콘텐츠 회사로 발돋움 하고 있는 단계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지금 씨앗을 뿌린 모든 일들이 단계별로 잘 성과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

덱스터스튜디오 김용화 대표
김 대표는 아시아의 월트디즈니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서 멈추지 않고 중국 파트너들과 좋은 파트너쉽을 구축, 중국에 자리를 잡고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사진=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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