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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인터뷰③] ‘팬텀싱어’ 백형훈 “우승 공약? 비보이 출신 이동신과 윈드밀 하겠다”

[AT인터뷰③] ‘팬텀싱어’ 백형훈 “우승 공약? 비보이 출신 이동신과 윈드밀 하겠다”

기사승인 2017. 01. 24.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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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팀 멤버인 이동신 형이 비보이 출신인데 아무도 안 믿는다. 우리는 직접 윈드밀이라는 기술을 봤다. 최종 4중창 팀으로 뽑히면 윈드밀을 같이 하겠다.”

‘남성 4중창’ 그룹 결성을 위한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인 JTBC ‘팬텀싱어’가 이번주 결승 2차전 생방송 무대를 통해 최종우승 팀을 가린다. 이동신·고은성·권서경과 같은 ‘흉스프레소’ 팀 멤버로 매 무대마다 안정적인 보컬과 폭넓은 음역을 자랑한 백형훈은 마지막 결승 무대를 앞두고 깜짝 공약을 내걸었다.

만약 ‘흉스프레소’ 팀이 최종 4중창 팀으로 선정된다면 응원해준 많은 이들을 위해 어떤 공약을 내걸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백형훈은 고민 없이 비보잉 기술 중 하나인 윈드밀(다리를 벌린 채 어깨와 등을 이용해 회전하는 동작)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적인 질문들에 이은 마지막 답변은 예상을 빗나갔다. ‘신비주의’ 백형훈이, 정적인 것을 좋아하는 백형훈이 역동적인 동작 윈드밀을 많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하겠다고 하니 꽤 흥미로웠다. 직접 전하는 ‘사람 백형훈’과 ‘팬텀싱어’ 우승 공약 사이의 온도차, 인터뷰 후 느낀 백형훈의 인상은 그가 말하는 ‘신비주의’와는 다른 의미로 ‘신비롭다’.

△ 서른한 살 남자 사람 백형훈

- 차분하고 신중한 성격인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원래 본인의 모습인가. 
“공적인 자리에서는 그게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친해지거나 깊은 얘기가 오갈 수 있는 사이가 되면 되게 애교를 많이 부린다. 사실 나도 엄청 까부는데 공적인 자리가 많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긴 조금 힘든 것 같다. 공적인 자리에서 그런 행동과 모습을 안보이던 사람이 하게 되면 굉장히 어색해진다. ‘팬텀싱어’ 출연자들과 3~4개월 동안 계속 보니까 많이 친해졌다. 고은성이나 권서경이나 나랑 같은 팀인 멤버들은 내 본모습을 알고 있다.(웃음)”

- SNS를 안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는 사실 없다. 내가 좀 그런 걸 귀찮아하긴 한다. 계속 신경이 가야 꾸준히 뭘 올리기도 할 텐데 나는 한번 올리고 잊으면 완전 잊어버린다. 또다시 유령 계정이 되는 거니까 그게 싫기도 하고. 두 번째는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실수를 굳이 만들고 싶지 않다. 내가 말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오해가 생기는 사진 등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신비주의기 때문이다.(웃음) 장난이다. 그런데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더라. ‘얘는 도대체 어디서 뭘 할까’ 한다. ‘팬텀싱어’ 출연자들 사이에서도 ‘도대체 얘는 얼마나 바쁘길래’ 그런다. 그런데 바쁘긴 바빴다. ‘친목을 위해서라도 하긴 해야 되나’ 생각한 적은 있다. 요새는 휴대폰으로 연락하는 것보다 SNS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서는 고민 중이기는 하다. 아니면 우리집에 강아지가 있는데 강아지 사진만 올리는 계정을 하나 생각해보기도 할까. 그런데 결국엔 안할 것 같다. 소통적인 부분에서는 내가 좀 시대에 못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뮤지컬배우는 무대에서 보는 게 제일 좋으니까.(웃음)”

- 작품이나 연기 모니터는 어떻게 하고 있나.
“나 같은 경우는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다. 나 자체가 멘탈이 엄청 강한 편은 아니다. 그런 걸 한번 보기 시작하면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 다행인 건 내가 나를 잘 알아서 웬만하면 신경 안 쓰려고 한다. 하지만 편지로 많이 받는다. 내가 선물보다 편지를 더 좋아해서 항상 집에 갈 때 편지들을 많이 주신다. 편지에 느꼈던 감상을 써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걸 보면서 모니터를 한다. 집에 편지가 엄청 쌓여있다. 하나도 버리지 않고 계속 모으고 있는데 너무 많아서 이걸 어떻게 보관해야될 지 고민이다.”

- 무대 밖에서 즐기는 여가활동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집돌이다. 취미를 만들어보긴 해야 할 것 같은데 지금 여유가 없어서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긴 하다. 어느 정도 여유 있는 배우가 되면 필요한 것 같다. 일차적으로는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나는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도 휴양지 위주로 다니다가 여행의 재미를 알게 되면 조금씩 관광할 수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다.”

- 집돌이면 집에서는 뭘 하나.
“팬들은 많이 안다. 나는 유튜브를 보는 걸 좋아한다. 유튜브를 보면 우리 또래들의 전세계 트렌드를 다 볼 수 있다. 웃긴 영상도 보고 뮤지컬에 관련된 배우들 영상도 보고. 좋은 영상이 많다. 우리는 해외 유명한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지 않나. 유튜브에는 이름만 쳐도 많은 영상들이 있더라. 그리고 강아지랑 산책도 한다.”

-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무엇인가.
“사람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풀리는 것 같다. 이건 아이러니하긴 한데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일하면서 풀린다. 실시간으로 도는 것 같다. 우리 같은 일은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그런가보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잘하고 싶어서 스트레스를 받고 완벽하진 않지만 해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좀 풀리고. 관객들이 어쨌든 계셔야 되는 것 같다. 보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야 공유도 되고. 들어주는 이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 왠지 술은 못 마시고 동성 친구와 만날 때도 커피숍에서 차를 마실 것 같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
“정답. 술을 못 마시는 건 몸이 좀 안 받아들여서다. 술을 계속 마시면 바뀐다고 하지만 나는 몸을 혹사시키고 싶진 않다. 술을 마시면 잔다. 조금 마셔도 잠이 너무 쏟아져서 그 자리에 있지 못한다. 먹고 나면 몸이 아프기도 하다. 그런데 맘먹고 마시면 소주 1병은 마실 수 있지만 대신 큰 각오를 해야 된다. 뭔가 첫 공연 올리는 기분? 첫 공연 올릴 때의 부담감을 갖고 마신다면 마실 수는 있다.(웃음)”

- 뮤지컬이나 연극이 아닌 드라마나 영화에도 출연할 의향이 있나.
“솔직히 작년까지는 관심이 없었는데 누가 나한테 그 얘기를 해주고 나서 귀가 팔랑거리기 시작했다. 동료배우 중의 한 명이 ‘너 연기하는 것 보면 클로즈업해서 한번 보고 싶다’ 그런 얘기를 하더라. 아예 생각을 안 하는 것보다는 좋은 기회가 있으면 그것도 하나의 경험이 돼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에 방송하는 배우들이 많다. 들어보면 한 컷을 찍기 위해서 같은 연기를 여러 번 반복한다고 하더라.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호기심도 있다. 그런데 뮤지컬을 발판삼아 매체로 가겠다는 건 전혀 아니고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해도 된다.”

- 한국나이로 서른 살을 보냈다. 30대가 되니 어떤가.
“20대 후반에는 차라리 빨리 서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서른을 보내고 서른한 살이 되니까 ‘괜한 소리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든다. 어쨌든 젊은 게 최고인 것 같다.(웃음) 걱정만 늘어나는 것 같다. 남들이 봤을 때는 잘 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는 ‘내가 지금 스물일곱이라면, 스물여덟이라면’ 그런 생각이 든다. 열심히 하면서 조금씩 걱정을 덜어내야 할 것 같다. 또 뭔가 20대 때보다 자꾸 더 아프다. 같은 스케줄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번에 감기에 많이 걸렸다. 원래 감기 잘 안 걸리는데 이번 겨울에만 두 번 걸렸다.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 탓인 것 같다.”

- 2017년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어쨌든 계속 꾸준히 작품을 하고 극장 스케일 상관없이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발판이 생겼으면 좋겠다.”

영상 편집=이홍근 기자

△ ‘팬텀싱어’ 결승 2차전 9일 전

- ‘팬텀싱어’ 출연 계기는 무엇인가.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 배우로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나갔다. 그게 첫 번째 목표다. 팬텀싱어가 되고 싶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힘들고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 나름 노래에 자신이 있고 노래를 잘 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성악을 전공한 사람들과 어울려 무대를 꾸며보고 느낀바가 있을 것 같다.
“확실히 많은 비용을 지불해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신 분들은 빛깔이 다르다. 나처럼 날것으로 시작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그분들을 보면서 그들의 장점에서 뮤지컬에 활용할 게 많다. 그런 부분에서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 깨끗한 음색과 안정된 발성, 호소력 짙은 창법 등이 무기인데 본인 스스로는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자기 어필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답하겠다. 방송 내에서는 딱 그렇게만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저음도 많이 내려가는 편이다. 박요셉과 같이 했을 땐 그 친구 음역에 맞춘 것이다. 그 친구가 진짜 낮게 내려간다. 좀 힘겨웠지만 내려갔고 음역이 조금 넓은 편이기도 하다. ‘더뮤지컬 콘서트’에서 정상윤 형과 ‘지킬 앤 하이드’ 넘버 ‘데인저러스 게임’(Dangerous game)을 불렀는데 내가 굵고 갈라지는 소리를 썼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면 그런 작품과 배역을 만나야 되는데 내가 아직은 부족해서 많이 보여드린 모습만 보여드리긴 했다.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게 사실 내 장점인데 ‘팬텀싱어’는 4중창이니까 자기의 롤이 있어서 보여야 하는 모습만 보인 게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다.”

- 출연 뮤지컬배우들은 원래 알던 사이인가.
“공교롭게도 이름만 알고 있었다. 고훈정 형은 ‘자라섬 페스티벌’ 때 같이 했고 윤소호도 ‘더뮤지컬 콘서트’ 때 같이 했는데 고은성은 정말 이름만 듣던 친구다. 친하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잠깐잠깐 같이 일했던 사이다.”

- 만약 ‘흉스프레소’ 팀이 최종 4중창 팀으로 뽑힌다면 응원해준 분들을 위해 이행하고 싶은 공약 하나만 내걸어 달라.
“같은 팀 멤버인 이동신 형이 비보이 출신인데 아무도 안 믿는다. 우리는 직접 윈드밀이라는 기술을 봤다. (윈드밀을) 같이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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