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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권의 역행? ‘탈(脫)인터넷’ 움직임

일본 금융권의 역행? ‘탈(脫)인터넷’ 움직임

기사승인 2017. 03. 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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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신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전문은행 스미신SBI넷뱅크 인테넷 홈페이지에 소개된 오프라인 점포 ‘신주쿠 론 플라자’. 사진=/스미신SBI넷뱅크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은행과 생명보험 등 인터넷 중심 전략을 폈던 일본 금융권에서 ‘탈(脫)인터넷’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 SBI그룹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스미신SBI넷뱅크가 오프라인 지점을 열고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 ‘라이프넷 생명보험’도 직접 고객을 만나는 대리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스미신SBI넷뱅크는 올해 1월26일 도쿄에 SBI모기지만 상품 만을 취급하는 ‘신주쿠 론 플라자’를 개설했다. 스미신SBI넷뱅크로서는 첫 ‘실제 점포’다.

이 점포는 개설된 지 한달 반 만에 약 330건의 주택론 상담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실제 주택론을 신청한 경우는 190건을 넘어섰다. 신주쿠 론 플라자에서 주택론에 대한 상담을 받고 신청하기까지의 성공률은 인터넷을 통한 신청 성공률의 2배로 나타났다. 마루야마 노리아키(円山法昭) 스미신SBI넷뱅크 사장은 이와 관련 “실제 점포가 호조를 보여 앞으로 새로운 점포를 낼 생각이다”고 밝혔다.

스미신SBI·소니은행·라쿠텐은행 등 일본 인터넷 전문은행 6개의 총 예금액은 2016년 3월 말 기준 11조4000억엔(약 114조 468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전국 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에 불과해 성장의 기로에 멈춰 서 있다.

게다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주택론은 마이너스 금리 여파로 대기업은행들의 금리도 낮아지는 바람에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내세우던 ‘금리 차별화’가 역풍을 맞고 있는 것. 인터넷 전문은행 창업 당시에 비하면 대기업은행들과 예금 금리 차이도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에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고객 한사람의 요구에 세심하게 대응하는 실제 점포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토 유타카(伊藤裕) 소니은행 사장은 “실제 점포를 가진 은행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 뱅킹의 기능 등의 대응에 나서 인터넷 전문은행과 점포를 가진 은행의 경계가 옅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은행은 일본 이동통신회사 KDDI와 손잡고 올해 2월부터 도쿄도 신주쿠와 오사카부 오사카시의 KDDI 직영점에서 주택론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앞으로 주택론을 취급하는 KDDI 직영점을 8개 점포로 늘리기로 했다.

소니은행은 계열사인 소니생명보험을 통해 주택론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소니은행의 2016년 주택론 신청 수는 전년 대비 1.3배 증가한 가운데, 소니생명보험의 라이프플래너(설계사)를 통한 신청은 2배로 늘었다. 고객들이 직접 라이프플래너와 만나면 주택론 신청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도 탈 인터넷 움직임이 엿보인다. 일본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 ‘라이프넷 생명보험’는 2015년 새로운 계약이 전년 대비 40% 감소함에 따라 실제 고객과 만나는 대리점 개설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삼아 판매 다각화 추진하고 있다.

직접 고객과 만나는 대리점 전략 성공의 대표적인 예로는 보험사인 호켄노마도구치그룹을 들 수 있다. 호켄노마도구치그룹은 취업불능보험 등의 신 계약을 전국 600여개 점포를 통해 약 수천건 성사시키면서, 현재는 전체 새로운 계약 가운데 인터넷을 통한 계약의 점유율이 70%까지 떨어졌다.

닛케이는 앞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실제 점포의 성장 활로 개척이 인터넷 전문 금융권의 사활을 건 중대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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