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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4대그룹 만난 김상조 “최대한 인내심 갖고 기업들 자발적 변화 기대”

[스케치] 4대그룹 만난 김상조 “최대한 인내심 갖고 기업들 자발적 변화 기대”

기사승인 2017. 06. 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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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 왼쪽 세번째)과 4대그룹 간담회 전경. 사진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하현회 LG사장. /사진 = 아시아투데이 최원영
“공정위원장으로서 최대한의 인내심을 갖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겠다.”

‘재벌 저격수’라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회의장엔 일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4대그룹을 대표하는 경제인들과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 자리에 총수들이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이 발언은 그룹 총수들을 겨냥한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김 공정위원장과 4대그룹 간담회가 23일 오후 2시부터 1시간가량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진행됐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주)LG 사장 등 각 그룹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이 참석하며, 대한상의에서는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함께 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을 소개하자 회의장엔 한바탕 박수세례가 쏟아졌다. 공정위와의 관계 형성에 재계가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월요일 느닷없이 만남을 제안했는데, 기업측 입장에선 무리한 돌출행동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 결례를 범했으니 널리 양해해 달라”며 말을 꺼냈다.

김 위원장은 “소수의 상위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는데, 다수의 기업과 국민의 삶은 오히려 퍽퍽해졌다.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공정위와 정부의 생각을 풀어놨다.

김 위워장은 “이 모든 게 기업의 잘못들 때문이라는 얘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기업도 되돌아봐야 하는 대목이 있다”며 “기업인들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 수도 있지만 공정위원장인 내가 그런 오해와 조급증을 갖고 있다는 건 문제이기 때문에 빨리 풀고 싶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본론은 곧바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의 경영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기업들 스스로 선제적 노력을 기울여 주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달라. 기업인들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원장으로서 최대한의 인내심을 갖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대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충실히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다만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절대 녹록지 않다는 점. 우리 기업이 또다시 변화의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는 점. 한국경제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이 진행되는 내내 참석한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며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등 공감의 의사를 표했다.

이날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막연한 불안감과 우려가 증폭된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김 위원장과 4대그룹간 만남이 정책의 불확실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부의 정책에 대해 현안을 듣고 의견을 교환하다보면 현안에 대한 해법과 지향적에 대해 공유할 것도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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