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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실탄’ 장전해 美 본토 공략 나선다

박현주 회장, ‘실탄’ 장전해 美 본토 공략 나선다

기사승인 2017. 08.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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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이 ‘금융 본토’로 꼽히는 미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뉴욕과 LA법인을 양대 축으로 자본력 확충을 통한 사업 역량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대우는 7월 31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약 33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유증의 핵심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법인의 자본 확충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먼저 100% 자회사인 홍콩법인의 주식 23억2500만주를 3337억5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홍콩법인은 이 돈을 다시 LA법인의 증자에 쏟아붓는다. 사실상 미래에셋대우가 3000억원이 넘는 돈을 손자회사에 새로 투자하는 셈이다.

올 3분기 기준 LA법인의 자산총액은 160억원 수준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총자산의 20배가 넘는 돈을 새로운 자본금으로 확충하게 된 LA법인은 향후 미국시장에서 투자은행(IB)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A법인의 정식명칭은 미래에셋 웰스매니지먼트(Mirae Asset Wealth Management)다. ‘미래에셋증권(Mirae Asset Securities)’이란 법인명을 사용하는 뉴욕과는 다르게 자산관리(WM)에 특화된 법인임을 알 수 있다.

LA는 예부터 한인 자산가들이 몰려 있다는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 LA법인은 대규모 증자를 통해 기존처럼 자산관리를 중심으로 하되, 이를 활용한 IB 비즈니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 명확한 증자일자나 사업계획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중개수수료 영업을 넘어 직접 IB 연계 상품을 현지 고객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증자를 박 회장의 선진시장 ‘대체투자’ 강화 전략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익형 우량자산을 확보해 WM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펴기에 부동산 투자만큼 좋은 예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회장은 2006년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중국의 ‘미래에셋상해타워’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미국에서만 수 차례 리조트와 빌딩 등의 수익형 부동산을 사들이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힘을 쏟아왔다.

뉴욕법인도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사세 확장에 나섰다. 올 초 미국 금융산업규제당국(FINRA)로부터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지난달부터 관련 업무를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PBS란 증권사가 헤지펀드 운용사에 대출·증권 대여·자문·리서치 등 관련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말한다. 국내 증권사의 미국 내 PBS 영업은 미래에셋대우가 최초다.

일반적으로 PBS 영업의 경우 현지 시장의 신임도와 직결된다. 국내에서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업체들만 자격을 얻는다. 뉴욕법인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2억5000만달러 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본 확충(증자 후 2억6200만달러)에 나섰다. 확보한 자금은 전문 인력 선발, IT 인프라 구축, 현지 라이선스 취득, 청산소 가입 등 영업 인프라 구축에 사용됐다.

자본금은 대폭 늘었지만 이익 규모는 비슷해 결국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낮아졌다는 현실적 고민도 새 수익원 확보에 적극 나서게 된 배경이다. 김서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사업 확대가 당장 올해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인 신규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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