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관영매체가 연일 고강도 '말 폭탄'을 쏟아내면서 '한반도 8월 위기설'이 확산하자 미니 골드바(Gold Bar)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판매 중인 골드바 [연합뉴스 자료사진] |
12일 한국금거래소(Korea Gold Exchange)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50개 정도 팔리던 100g 단위 미니 골드바가 지난 9일부터는 하루 평균 250개 안팎씩 판매되고 있다.
하루 평균 판매량이 400% 급증한 것이다.
9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날이다.
이날부터는 평상시 한국금거래소에서 하루 평균 20개 정도 판매되던 10g 단위 초미니 골드바도 하루 평균 100개 안팎으로 판매 수량이 뛰었다.
골드바는 보통 1㎏짜리가 가장 많이 거래되는데, 개당 가격이 약 5천400만원으로 워낙 고가인 데다 전쟁 등 비상시에는 소지와 이동이 편리해야 하므로 미니 골드바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금거래소에서 10g짜리 미니 골드바는 약 55만원, 100g짜리 미니 골드바는 약 5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송종길 상무는 "이번 주 중반부터 50~60대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미니 골드바를 구매하는 분들이 크게 늘었다"며 "한반도 8월 위기설 등 정세불안 요인이 많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에 따른 한반도 위기설 확산이 골드바 판매 급증의 주 요인이지만 국제 금값이 크게 뛰고 있는 것도 금 판매가 증가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16.70달러(1.3%) 오른 1,279.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3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10일에는 전날보다 온스당 10.80달러(0.8%)가 더 올라 1,290.10달러에 마감됐다.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송 상무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국제 금 시세는 조만간 온스당 1천3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니 골드바 판매 증가 추세도 한반도 위기설이 수그러들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